임대료 상승과 명품 소비 둔화로 ‘쇼핑천국’인 홍콩의 밤거리가 썰렁해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입점 경쟁이 벌어졌던 홍콩 쇼핑가 매장들이 비싼 임대료와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면서 문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전했다.
홍콩 주요 쇼핑가의 상점 임대료는 지난 2009년 이후 배가 올랐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그룹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상업지구의 상점 임대료는 1㎡당 350만원이 넘는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점 임대료가 비싼 뉴욕보다도 42%나 더 비싸다. 쇼핑거리인 코즈웨이베이에 위치한 버버리 매장의 경우 한 달 임대료만 10억7400만 원 정도다.
하지만 WSJ는 가파르게 오르던 매장 임대료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명품 쇼핑가인 퀸즈 로드 센트럴의 경우 지난 상반기 5% 가량 하락했다.
임대료가 최근 갑자기 떨어지는 것은 매출 감소와 공실률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 감소는 특히 중국인드의 명품 소비 감소와 큰 연관이 있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부패를 뿌리 뽑겠다며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시행하면서 홍콩의 명품시장에 불똥이 튀면서다.
이 여파로 홍콩의 고급 시계 수입 규모는 지난 1~8월 9% 가량 감소했다. 명품 매장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11년의 34%에서 올해 1~7월 13%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의 홍콩 시장 확장이 포화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명품 브랜드 카르티에는 홍콩에 매장 9개를 갖고 있다. 이는 뉴욕의 2배다. 버버리와 코치도 홍콩에 각각 12개의 매장이 있다. 홍콩 보석 업체인 룩푹(六福)과 초우타이푹(周大福)은 각각 42개와 80개로 KFC 매장보다 많다.
하지만 부동산회사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의 미셸 우는 “꼭지점을 찍었을 뿐이다”면서 “(홍콩 소비 매출 감소는)일시적인 현상으로 사람들은 여전히 소비를 하고 있지만 과소비를 안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룩푹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고, 초우타이푸도 전략을 수정해 부유층 보다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할 예정이다.
또 스페인 의류 브랜드인 자라와 미국 캘빈클라인은 비싼 임대료를 피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잡을 수 있는 홍콩과 중국의 경계 지역으로 매장을 확장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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