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교통사고 피해자인 성년 아들이 비록 의식불명일지라도 친권자가 대신해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30) 씨에 대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년인데도 의사능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아버지가 당연히 법정대리인이 된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피해자 아버지가 피해자를 대신해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더라도 반의사불벌죄에서 소송법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한다. 검찰의 공소권 없음에 해당돼 재판에 회부되지 않는다. 폭행, 협박, 명예훼손, 교통사고특례법상 범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 교통사고에서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뺑소니운전 등은 예외가 된다.
정 씨는 2011년 5월 새벽 서울 방배동 사거리 교차로 부근에서 도로를 건너던 이 씨를 보지 못한 채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이 씨는 6개월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치료가 끝나도 만성 식물인간 상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 처했다.
정 씨는 피해자 측에 합의금을 전달한 뒤 피해자 부친의 처벌불원 의사가 있었다며 공소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으나 1ㆍ2심은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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