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 쥐락펴락 중국의 힘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지난 5월 티베트 문제를 놓고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던 영국이 끝내 무릎을 꿇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영국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돈의 힘으로 세계 무역과 통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 앞에서 영국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 2010년 9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영해를 침범한 중국 어선 선장을 일본이 나포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중단이라는 경제무기로 대응했다. 결국 일본은 선장을 석방, ‘백기투항’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30여년 개혁·개방에 따른 눈부신 경제발전에 힘입어 중국은 이제 세계 최대 무역대국으로 부상,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무역 질서 재편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무역대국’에서 ‘무역강국’으로의 행보를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 세계 최대규모의 수출입 무역대국에 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 최근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중국이 올 상반기 10.37%의 수출입 증가율을 기록했다면서 4분기 중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무역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무역규모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수출증가율이 19.2%에 이른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 2009년 수출에서 독일을 꺾은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 1위 미국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의 수출입 차이는 141억달러에 불과했다.
여기에 자유무역지대는 무역 측면에서 중국의 힘을 한층 제고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上海)자유무역지대에 이어 광둥(廣東), 톈진(天津), 충칭(重慶) 등에도 추가적으로 자유무역지대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 같은 위상을 바탕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무역질서 재편에도 뛰어들었다.
최근 들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복수국 간 서비스무역협정(TISA) 등 다양한 무역협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글로벌 무역·통상에서 ‘대국 역할’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무역강국’으로의 부상까지도 꿈꾸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미국의 중국 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불균형, 위안화 환율문제 등으로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