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수출확대 답은 있다

한국영화의 수출은 한류의 제 1차 붐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2005년 7599만달러로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겨울연가’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 ‘욘사마’ 열풍을 일으켰던 배용준 주연의 ‘외출’이 전무후무한 700만달러에 일본 배급 계약이 체결되는 등 한국 영화의 수출전선은 전례 없는 활황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짧았다. 1년 만인 2006년엔 2451만달러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지속적으로 해외 수입이 내리막길을 걷던 한국영화는 2009년 1000만달러대로 떨어졌다가 지난해에야 4년 만에 다시 2000만달러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완성작 수출은 2017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여년간의 통계는 국내 개봉작 그대로 해외에서도 극장 상영을 하는 ‘완성작 수출’의 한계를 뚜렷이 보여준다.

한두 편 화제작이 흥행몰이를 할 수는 있어도 지속성이나 대폭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내수시장(한국 관객) 위주의 한국영화 제작 풍토도 당장의 완성작 수출 확대에 걸림돌이다.

그렇다면 한국영화 해외 진출과 수출 확대의 답은 있을까? ‘있다.’ 최근 세계 영화의 환경 변화와 한국영화계의 움직임은 완성작보다는 인력과 서비스, 작품 기획의 해외 수출에 더 많은 가능성과 문화적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장의 매출이나 흥행 등 재정적인 수입보다는 사람과 기술, 그리고 상상력의 수출을 통한 무형의 가치창출이 장기적으로도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인 위상과 경제적인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이 되리라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시각효과와 무술ㆍ스턴트, 사운드믹싱, 로케이션 등 한국영화 서비스 수출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내 14개 업체의 해외 수주 금액은 1764만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엔 2863만달러, 2011년 1904만달러 등 해마다 평균 2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 최근 3년간 영화 서비스의 해외 수주가 줄어든 것은 단지 한국영화 자체의 제작 물량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완성작 수출’보다 규모가 크다.

감독의 해외 진출과 리메이크 판권 수출, 해외와의 합자 및 공동제작 등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영화의 해외 리메이크는 판권료가 크지 않고 특히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경우 현재까지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성 모두 부진해 경제적인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리메이크를 계기로 한국 영화사나 감독이 해외로 진출하고 합자나 공동제작을 이끌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선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수출을 확대, 다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결국 최근의 흐름은 한국영화 수출의 의미와 성과가 계약 편수와 수입 금액으로만 제한될 수 없으며 한국적인 감성과 영화제작의 노하우, 한국 문화의 원형과 ‘상상력’을 세계 관객과 교감하고 호흡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고 하겠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