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도나는 아마추어 그룹의 리드싱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작은 모텔의 주인이자 싱글맘이다. 스무살 먹은 그녀의 딸 소피는 결혼을 앞두고 아빠 찾기에 나섰다.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보다가 자신의 아버지일 수도 있는 세명의 남자에게 청첩장을 보낸 것.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도나의 집에 찾아온 세 남자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맘마미아!’의 오리지널팀이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지난 26일을 시작으로 내년 3월 23일까지다. 2004년 1월 25일 라이선스로 ‘맘마미아!’의 한국 초연이 이뤄진지 10년만이다. 그 사이 ‘맘마미아!’는 ‘아바(ABBA)’의 음악을 무기로중장년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 역사상 최단기간 1200회 공연 및 150만 관객 돌파라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지난 26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나본 ‘맘마미아!’는 요즘 뮤지컬에 비하면 소박했다. 연극무대와 비슷한 수준의 간단한 무대장치는 조촐했다. 하지만 오리지널팀의 공연은 관객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원한 가창력과 신나는 음악,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은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잊게 만들 정도로 극에 몰입시켰다. 자막을 보며 극을 따라가지만, 오히려 번안가사 때문에 어색함을 느끼는 것보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총각파티 장면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안무로 넣는 위트까지. 한국 관객을 배려하는 관록과 여유가 묻어났다.
한 번 들으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아바의 노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스무곡이 넘는 뮤지컬 넘버가 모두 유럽 대중음악 챠트 10위 안에 오른 왕년의 명곡들이다. ‘댄싱퀸’, ‘아이 해브 어 드림’, ‘땡큐 포더 뮤직’ 등 아바 원곡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수많은 공연으로 다져진 앙상블은 콘서트 공연을 방불케 한다.
‘맘마미아!’가 오래도록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노래와 스토리가 따로 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바의 노래가 편곡없이 그대로 사용됐는데도 스토리가 완벽하다. 맥락없이 갑자기 노래가 시작돼 관객의 집중을 방해하는 경우도 없다. 어릴적부터 노래를 잘했다는 소피가 혹시 음악을 좋아하는 해리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닐까 생각하며 ‘땡큐 포 더 뮤직’을 부르는 등 노래가 스토리에 녹아들었다. 대본을 집필한 캐서린 존슨은 이야기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것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작업했다고 한다. 관객들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힘이다.
‘맘마미아!’는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을 시작으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46개 나라에서 5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매일밤 평균 1만 7000명 이상이 관람하고 있다. 이미 2008년에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의 출연으로 영화로 제작 돼, 세계 뮤지컬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맘마미아!’에는 무엇보다 진한 가족애와 우정, 따뜻한 유머가 가득하다. 연말 가장 어울리는 공연인지도 모르겠다. 런던 오리지널팀 공연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국내에서는 ‘맘마미아!’의 공연계획이 없다. 놓치지 말아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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