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스마트 기기와 소셜미디어의 성장으로 소통창구가 확대됐지만, 정작 SNS는 정치나 경제적 목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이 가운데 ‘불통’ 행보에 나서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보戰 불똥…불통 전략=지금 전 세계는 정보가 바깥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치열한 ‘정보전(戰)’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정보기관이 해외 정상들은 물론 교황청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불법 도ㆍ감청을 벌여왔다는 의혹이 퍼지자 이에 대비한 ‘불통 전략’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는 불통 전략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그는 수년 전부터 개인 휴대전화나 e-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일반전화만을 이용하고 있다.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는 스마트폰 대신 보안 처리된 전통적 전화만 쓴다는 복안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정부가 관료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영국 정부는 각료회의에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반입을 금지했으며, 주요 장ㆍ차관급 인사들에게는 기밀사항을 논의할 때마다 휴대전화를 따로 보관하도록 하는 등 보안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정치인 SNS는 ‘필터버블’=정치인들의 SNS는 지지층 결집용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인의 트위터를 팔로잉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결국 그 정치인의 지지자들이라는 것.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만 보게 되는 ‘필터버블(filter bubble)’ 현상만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온라인 시사매체 애틀랜틱와이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 반대의 선봉에 선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9월 21시간에 걸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한 것을 필터버블의 부작용으로 진단했다. 크루즈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DefundObamacare’(오바마케어 재정지원을 저지하자)란 해시태그를 붙여 올린 글이 보수층의 집중 호응을 얻어 필리버스터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섣부른 SNS 망신살=소통을 확대하겠다며 SNS를 이용했으나 체면만 구긴 JP모간체이스의 사례도 SNS 회의론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대학생들과 질문을 주고받는 ‘경영자와의 트위터 대화’ 행사를 추진했다가 급하게 취소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JP모간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는 글로 트위터가 도배됐기 때문이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내 집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JPM’은 ‘더 많이 내라(Just Pay More)’의 준말인가요” 등 JP모간을 조롱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에 당황한 JP모간 측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다”며 행사 전날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처 때문에 JP모간은 젊은 세대와 진정성 있는 소통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비판에 또다시 직면해야 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