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꽃보다남자’SBS수목극 멋진 영상속 불편한 내용 가득

SBS ‘상속자들’를 쓰고 있는 김은숙 작가는 트렌디물의 대가다. 트렌디 멜로 중에서도 판타지에 유독 강하다. 이런 분위기를 집약하는 ‘오글거리지만 달달한 대사’를 김은숙 작가만큼 잘 구사하는 작가도 드물다. ‘파리의 연인’에서 “내안에 너 있다”, ‘상속자들’에서 “나 너 좋아하냐?” 같은 대사도 김은숙 작가만이 구사할 수 있다.

‘상속자들’은 재벌 2세 남자와 가난한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구조다. 한국판 ‘꽃보다 남자’다. ‘파리의 연인’부터 ‘프라하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에 이르는 김 작가의 전작들과 유사하다. 일각에서 ‘자기복제’라고 하자 김 작가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한다”고 말한다.

신데렐라 스토리는 원래 평범한 사람들의 판타지를 팍팍 자극하는 구실을 한다. 그것이 김은숙 작가 드라마의 주동력이며, 그런 소비 형태를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김은숙 작가는 언제 웃기고, 언제 싸우고, 언제 남녀주인공에게 키스를 시켜야 될 지까지도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제국고에 입학한 차은상(박신혜·왼쪽)을 재벌가 2세 김탄(이민호·오른쪽)과 최영도(김우빈)가 동시에 좋아하고, 김탄이 은상에게 기습 키스하고, 영도가 은상을 안을 때, 멋있다는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다.

박신혜(좌부터/탤런트/영화배우),이민호(탤런트/영화배우)
SBS ‘상속자들‘을 쓰고 있는 김은숙 작가는 트렌디물의 대가다. 트렌디 멜로중에서도 판타지에 유독 강하다. 이런 분위기를 집약하는 ‘오글거리지만 달달한 대사’를 김은숙 작가만큼 잘 구사하는 작가도 드물다. ‘파리의 연인‘에서 “내안에 너 있다”, ‘상속자들‘에서 “나 너 좋아하냐?” 같은 대사도 김은숙 작가만이 구사할 수 있다.
박신혜(좌부터/탤런트/영화배우),이민호(탤런트/영화배우) SBS ‘상속자들‘을 쓰고 있는 김은숙 작가는 트렌디물의 대가다. 트렌디 멜로중에서도 판타지에 유독 강하다. 이런 분위기를 집약하는 ‘오글거리지만 달달한 대사’를 김은숙 작가만큼 잘 구사하는 작가도 드물다. ‘파리의 연인‘에서 “내안에 너 있다”, ‘상속자들‘에서 “나 너 좋아하냐?” 같은 대사도 김은숙 작가만이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상속자들’이 ‘화보냐, 뮤직비디오냐’라고 할 정도로 멋진 화면 속에서 청소년 팬시 상품 같은 판타지 자극형 드라마라고 단순히 치부하기에는 불편한 내용들이 적잖이 들어가 있다.

제국고는 가진 자들이 못 가진 자들을 괴롭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공간이다.

호텔경영주 아들인 영도는 자신보다 못 가진 문준영(조윤우)을 따돌리고 괴롭혀 결국 학교를 떠나게 한다. 일진인 영도는 은상이 사회배려자라는 사실을 먼저 알고, 무슨 ‘낙인’이라도 되는 것인양 엄청난 약점 하나 물었다는 듯 은상에게 접근한다. 은상은 김탄이나 영도에게 지극히 수동적이다.

그러면서 상류층의 고민을 담고 있다고 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버텨라” “절대 약자 편에 서지마라. 약자가 약자 편에 서면 약자들이 될 뿐이야”라는 대사는 잘 사는 자들도 고통이 있고,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영도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무조건 이겨라” 하고 아들이 김탄에게 맞았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언뜻 상류층 1%의 고민과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그런 자리에 오를 수 없는 사람이 99%나 되는 것을 간과하는 드라마다. 그런 부분을 김탄의 어머니이자 김 회장의 동거녀인 김성령이 말 못하는 가정부 은상 어머니(김미경 분)와 필담을 나눠가며 코믹하게 전개하는 것으로 희석시키고 있다.

게다가 고교생 교복을 입고 학교 옥상에서 강제 키스를 하는 모습은 자연스럽지가 않다. 드라마가 교훈적일 필요까지는 없다 해도 계급문제와 학교폭력, 집단따돌림을 너무 쉽게 등장시키는 ‘상속자들’은 좋은 드라마라기보다 나쁜 드라마에 가깝지 않을까.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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