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송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PD들이 잇따른 스포일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맘고생이 만만치 않다.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조효진 PD 얘기다.
양 방송사의 간판예능인 ‘무한도전’과 ‘런닝맨’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늘 뜨겁다. 두 프로그램 모두 멤버들의 촬영이 진행되는 장소나 도전 종목(무한도전), 게임방식(런닝맨)에 대한 내용 유출이 만만치 않다. 특히 ‘런닝맨’의 경우 게스트와 출연장소를 일절 비밀에 붙이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조효진 PD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이 고수하고 있는 게스트 비공개 원칙에 대해 소신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런닝맨’의 기본은 멤버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게임에 임하게 될 지 모른다는 것에 있다”는 조 PD는 “출연 게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멤버들이 모르기 때문에 방송 전까지는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다”고 했다. 출연을 결정지은 스타들에게도 ‘런닝맨’ 출연을 함구하라는 당부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조 PD는 “매주 새로운 게임을 방송해야 하는 제작진은 게스트에 맞춰 아이템을 구상하는데, 기사를 통해 출연자가 공개되면 힘들게 구상한 아이템이 날아가버린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추신수ㆍ류현진 선수가 출연했던 방송분이 그랬다. ‘초능력 야구’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당시 방송분은 사실 게스트가 공개되는 기사로 인해 애초의 아이템을 버리고 새롭게 짠 게임이었다.
조 PD는 이에 “제작진의 경우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 거지만, 피해를 입는 것은 시청자”라며 “이전 아이템이 더 재미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스포일러로 인해 시청자들은 주말 저녁에 더 크게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종종 이런 일이 불거질 때 연출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무한도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6일엔 ‘무한도전’이 밀라노 패션쇼에 도전한다는 기사가 화제에 올랐다. 밀라노로 출국한 멤버들이 카레이싱까지 도전하고 돌아온다는 내용이었다.
김태호 PD 역시 답답한 심경이었다. 김 PD는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무얼 하는지, 어딜 가는지는 방송 내용의 중요한 핵심이다. 스포일러 덕분에 긴장감이 떨어지고, 아이템 자체가 사라지기도 한다”며 “가장 큰 피해자는 볼 권리 뺏긴 시청자다. 발생되는 피해비용을 주실 건 아니잖아요? 조금만 프로그램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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