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대구시가 정년을 1~2년 정도 앞두고 산하기관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5급 이상 공무원들에게 명예퇴직수당 수천만원을 지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민주당 의원이 대구시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년이 얼마 남지않은 본청 5급 이상 공무원들이 명퇴수당으로 수천만원씩을 지급받고도 명퇴 당일이나 다음날 혹은 일주일 내로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구시에 재직한 5급 이상 공무원 중 산하기관으로 재취업한 공무원수가 13명에 달했고 이들 명예퇴직자들에게 그동안 지급된 명퇴수당만 해도 4억2000여만원이나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재취업한 산하기관은 시설관리공단, 환경시설공단, 대구의료원,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엑스코, 대구시생활체육회, 디지털산업진흥원 등으로 조사됐고 이들에게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6500만원까지 명퇴수당으로 대구시민 혈세가 사용됐다.
박 의원은 명퇴 공무원에게 명퇴수당을 주는 취지는 정년이 남았음에도 조직의 신진대사를 위해 용퇴하는 데 따른 보상과 위로 차원으로 도입된 제도이지만, 대구시는 제도의 모순을 이용해 명퇴수당을 산하기관으로 재취업하는 고위공무원 보너스로 전락시켰고 다음날 재취업을 하면서도 퇴직금과 명퇴수당을 각각 수령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을 연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행 ‘지방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정’ 제3조 제3항 5호는 ‘지방자치단체 기능의 이관에 따라 그 이관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 소속직원이 되기 위해 퇴직하기로 예정된 자’는 명퇴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규정이 “정부 기능이 이미 기 이관된 기관으로 재취업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규정지으면서도 대구시는 여전히 명퇴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구시설관리공단 등 이들 산하기관 역시 대구시에서 일부 기능이 이관된 각종 사업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재취업이후 퇴직 당시 남은 공무원 정년보다 더 오랜 기간의 고용,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명퇴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유권해석했다.
결국 “대구시는 이러한 점을 이용해 지금까지도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고위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의 명퇴수당을 지급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