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4년 5월 7일, 빈의 한 극장에서 ‘합창교향곡’이 첫 연주됐다. 4악장에 ‘환희여, 신들의 찬란한 아름다움이여…’라는 실러의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지면서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이 곡을 쓴 베토벤은 청중들의 열띤 반응을 몸짓으로만 알 수 있었다.

합창교향곡은 그의 나이 53세 때 완성됐지만 구상된 것은 훨씬 전인 20대인 1790년대부터다. 이때 이미 귀가 멀기 시작했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모두 표현해 낼 때까진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 비참한, 정말로 비참한 삶을 참아내고 있다.”

“만약 하느님이 인류에게 범한 죄가 있다면 베토벤의 귀를 빼앗아 간 것”이란 말도 있지만, 청년 베토벤은 불굴의 의지로 마지막 교향곡을 남겼다. 합창교향곡이 송년음악회의 레퍼토리로 곳곳에서 연주되고 있다. 불굴의 작곡가와 합창이 주는 인류애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