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올해는 빈 손으로 한 해를 마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4대 과제가 국회에서 명함도 못 내밀면서 정책 집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중점 법안 역시 국회에서 대폭 손질되며 자존심이 구겨졌다.

국회 파행이나 지역 민심 등 정치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금융위가 여론 형성이나 국회 설득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24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금융위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4대 태스크포스(TF) 관련 법안이 모두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3일 올 정기국회 마지막 법안소위를 열고, 대부업법 및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 등 일부 법안만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당초 금융위는 4대 중점 과제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금융감독체제 개편 ▷정책금융역할 재정립 등을 선정하고 TF를 구성했다. 이중 근거 법률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계법령을 제ㆍ개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중 이사회 권한과 주주권을 강화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책은 업계의 반발에 밀려 법이 아닌 모범 규준 개정으로 수위를 낮췄다. 정책금융역할 재정립 방안은 여러 이해관계자의 반대에도 불구,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반대의사로 국회에 법안 제출조차 하지 못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주요 내용인 금융감독체제 개편은 동양사태와 맞물리면서 그나마 법 제ㆍ개정이 순조롭게 진행된 듯 보였다. 하지만 이 법률 역시 국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그나마 법안소위를 통과한 중점 법안은 금융위 원안에서 대폭 수정됐다. 대부업법 개정안의 경우 금융위는 39%로 제한된 최고금리 상한선 규정은 그대로 두고 일몰 시한만 5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고 금리를 34.9%로 인하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 역시 일몰 시한 3년 연장안을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2년 연장 및 상시법 전환 방안 논의로 다소 변경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외부 의견 수렴을 명목 삼아 TF를 꾸려 진행했지만, 이미 정해진 방향에 따라 논의를 진행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사회적 합의는 실패하고 잡음은 더 생겨 결국 국회 통과도 힘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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