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송2회 만에 1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연일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를 도배 중인 SBS ‘별에서 온 그대’가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톱스타 전지현 김수현의 만남에 ‘뿌리깊은 나무’의 장태유 PD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가 손을 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지만 유명 만화가의 표절 주장에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만화가 강경옥 씨는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잡지와 포털을 통해 6년간 연재해온 작품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가 “분위기와 남녀 역할만 다를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며 표절 주장을 폈다.
강 작가는 “400년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살아가는 법과 그의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든 ‘설희’의 원구성안”이라며 “이런 상황에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은 내 작품과 ‘설희’ 독자들
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주변에서 스토리 공방문제로 여러 잡음이 많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워낙 험난한 걸 봐왔다. 이겨도 져도 데미지는 많이 입고 작품생활에 지장이 온다”며 “거기다 법정은 이야기의 유사성을 가리는 것보다 그 일로 일어난 손해의 물리적 증거를 우선적으로 해서 자본이 대거 투입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 글이 문제가 될지 모르지만 벌금 정도는 물더라도 정확히 짚고 싶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별에서 온 그대’도 400여 년간 조선 땅에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한류 여신 톱스타 천송이의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다.
강경옥 작가는 1985년 데뷔, ‘별빛속에’ ‘노말시티’ 등의 히트작을 낸 인기 만화가로 2001년에는 ‘두 사람이다’로 대한민국 출판 만화대상 저작상을 받았다.
갑작스레 불거진 표절논란에 SBS 관계자는 “표절은 아니다”고 못박으며 “공식입장을 정리한 뒤 빠른 시간안에 발표하겠다”고 정리했다.
▶ 만화가 강경옥의 입장 전문.
골치아프네요.
사실 전 드라마를 잘 챙겨 보지 않아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독자에게서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설희’와 설정이 비슷하다는 글이 올라와서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며 기사들을 보니.
하하 이걸 어떻게 봐야하는 겁니까?
설희는 400년 전 광해군일지에 나온 사건으로 외계인에게 치료를 받아 불사신이 되어 젊은 모습으로 400년 이상을 살아왔고 어린 시절에 도와준 주인공과 몇백년 전 얼굴이 똑같은 전생의 인연을 찾아 한국에 오죠. 미국에선 어린 시절에 만난 인연의 남자가 자라서 세계적 무비 톱스타가 되어서 연애를 하고요.
간단히 말해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구성안입니다.
잡지와 포탈을 거치며 힘들게 연재한 지 6년이 된 작품입니다. 다음포탈 연재당시 실검에 광해군일지가 뜨기도 했죠.
400년 전의 UFO 사건은 나 말고도 보지는 않았지만 ‘기찰비록’(여기선 조선시대만 다룬 듯) 이런데서도 다루었고 실제 사건이니 다른 식으로 풀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건 드라마의 분위기(드라마는 로코물 제건 좀 시리어스물)와 남녀역할만 다르고 밝혀지는 순서를 바꿨을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는 건 맞아요.
앞으로 전개가 다를 수 있다느니 디테일한 부분이 다르다느니 문제가 아니에요. 제대로 된 작가라면 스토리의 기둥이란 게 뭔지는 알고 있을테니까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주변에서 스토리 공방문제로 여러 잡음이 많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워낙 험난한 걸 봐 온 데다 이겨도 져도 데미지는 많이 입게 돼요. 작품생활에 지장이 오죠.
거기다 법정은 이야기의 유사성을 가리는 것보다 그 일로 일어난 손해의 물리적 증거를 우선적으로 해서 자본이 대거 투입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사실 그 전에도 몇 가지 있었지만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싫고 해서 엔간한 문제는 무시하고 지내왔는데요.
‘설희’는 지금 연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저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과연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는 불편한 문제네요. 예전에 드라마 문의도 있었지만, 완결이 나질 않아 미뤄진 일들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 광해군 일지사건으로 400년간 살아온 설희의 이야기를 또 드라마로 만든다면 내가 표절한 게 되나요?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법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인지도 모르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돼 일단 여기저기 자문도 받고 의견을 먼저 들어보려고요.
전에 ‘울어도 좋습니까’란 영화도 제목의 동명 문제로 (워낙 감수성 짙은 특징 때문에) 법정으로 가야하나 했는데 마침 그 소식을 전한 영화사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 좋게 합의하고 끝낸 경우도 있었거든요.
원래 사실을 적시해도 소송거리가 되는 세상이니 이 글도 문제 삼을지 모르지만 혹 벌금정도는 물더라도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짚어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냥 간단히 제 입장만 밝혀둡니다. 조용히 살고 싶었지만 이 상황에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은 매체를 3번 옮겨가며 성실히 해온 내 작품과 ‘설희’의 독자분들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어떤 결과가 되든간에요.
데뷔한 지 28년인데 이렇게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줄이야. 블로그도 공개프로필에 넣지 않을 만큼 조용히 운영하고 있고 블로그 외엔 트위터도 뭐도 하지 않아서 이런 일 생겨도 알리는 방식이 어려울뻔 했는데 최소한의 통로로 일단 의견은 어필하네요. 이런 상황입니다.
밤샘작업하다가 자러 가기 전에 오늘 하루 내가 왜 이 문제를 제기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은 내렸어요. 말한 지금도 좀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말 안하는 게 더 스트레스 받았을 거란 생각입니다. 어쨌든 생각은 여러분의 몫이고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해야죠. 응원해주신 분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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