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언젠가는 음반을 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차곡차곡 노래를 만들었고, 5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3년 전 편곡팀을 만났고 30여 곡 넘는 노래를 작업한 끝에 8곡 정도를 뽑아 그 중 7곡이 이번 음반에 실리게 됐습니다"

배우 유준상의 말이다. 그는 오는 19일 첫 번째 음반 '주네스(JUNES)'를 내놓는다. 직접 작곡하고 가사를 쓴 노래 7곡이 수록돼 있으며, 단순 호기심이 아닌 진심을 담아 음반을 발표했다. 막연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는 유준상. 직접 곡을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은 곡을 받아서 노래를 부르는 건 많이들 하시는 거잖아요. 그건 왠지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기다렸는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버렸네요(웃음). 오래 걸린 만큼 내가 만든 곡으로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곡 구성은 이렇다. 6곡의 발라드와 1곡의 연주곡 형태로 꾸려졌다. 인트로 '27과 33 그해 여름 사이'를 시작으로 '사랑이 필요해' '아름다운 아름다운' '메이킹 룸(Making Room)' '그대에게 다가가는 순간' '인 도쿄(IN TOKYO)' '27과 33 여름 사이'까지.

'유준상' 그 자체인 곡들로 가득 채웠다.

"가족들을 위한 곡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오롯이 내 감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 속 '그대' 혹은 '그녀'는 와이프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리고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와이프인 배우 홍은희의 반응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와이프는 힘들어하죠(웃음). 아이들은 계속해서 같은 곡을 듣기 때문에 이제는 모두 외워버렸을 정도예요. 큰 아이는 싸이 노래에 이어 유일하게 암기한 곡이 이번 음반의 5번 트랙입니다. 아이가 따라부르는 걸 보고, '아~ 다른 사람들도 따라부를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홍은희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배우자의 꿈, 새로운 도전을 지지했다.

유준상은 노래, 그리고 곡을 만드는 걸 '개인적인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꾸준히, 그리고 지금처럼 혼자의 감성을 녹여내고 싶다. 곡을 만들 땐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그 시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궁극적으론 노래를 만들어서 누군가가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가수들이 제 노래를 모르기 때문에 이번 음반은 그런 의미에서 대중, 그리고 가수들에게 알리는 것이기도 하죠. 곡은 그날의 감정으로 탄생합니다. 이를테면 '설레인다'라는 곡은 재작년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걸 보면서 만든 곡이에요"

실제 논의 중인 가수도 있다.

"선상에 올라 있고, 실제 몇 분은 섭외 중입니다. 하지만 섣불리 말씀드리긴 힘들어요.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하. 훗날 대중들이 '이런 가수가 불러주네' 할 정도로 좋은 분을 섭외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준상은 자신과 꼭 맞는 편곡 팀을 만나, 본격적인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원하는 방향으로 곡이 탄생한다는 것, 그에게 큰 행운과도 같았다. 시간, 장소할 것 없이 곡을 만들어냈고 이후엔 편곡 팀에 수정을 거듭 요청했다.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떠올리며 그는 "참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유준상은 '가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음반은 들려드리고 싶은 것일 뿐이에요. 가수라는 타이틀은 저와 어울리지 않죠. 작곡가도 거창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마흔다섯 살에 음악을 만들 수 있고 또 나아가 그때의 정서를 기억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읊조리고 듣는 이들도 공감하고 음미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어요"

그렇다고 이번 음반이 마지막은 아니다.

"연기와는 또 달라요. 음반은 온전히 내 안에 있는 걸 내놓는 작업이죠. 이번 음반 역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에요. 결과물에는 굉장히 만족하고, 다음엔 연주곡을 낼 생각입니다"

도전하고, 또 시도하는 이유는 "감성이 낡거나, 늙고 싶지 않아서"다. 사실 연기로도, 뮤지컬로도 베테랑인 그는 충분히 안주하고 현재의 실력으로 호평받으며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인 작곡, 그리고 가수로 첫발을 뗐다.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 발전이 있죠. 물론 속상하지만 '더 하자! 열심히 하자!'고 스스로 채찍질을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뒤처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으며 힘을 얻고, 계속 도전하는 거죠"

'유준상'을 보고 또래, 혹은 젊은 친구들이 힘과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거창한 걸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한 시대를 사는 이들과 감성과 정서를 공유하고, '노래'로 하나가 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음악은 저의 새로운 모습이잖아요. 대중들이 기대해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저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더 열심히 할 겁니다. 하는 사람한테는 당해낼 수 없거든요. 저는 계속 도전하고 자신을 괴롭혀서 새로운 걸 만들어낼 거예요. 하하"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