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깎아놓은 듯한 조각미남은 아니다. 하지만 매 작품에 임할 때마다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으며 일찌감치 ‘될 성 부른 나무’로 인정받았다.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 ‘굿 닥터’까지 모든 작품을 히트 시키는 흥행 공신으로 자리 잡은 주원. 소녀부터 주부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다.

그런 그가 첫 상업영화 주연작 ‘캐치미’(감독 이현종)를 통해 관객 몰이에 나섰다.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 점령에 나선 주원은 이번 영화에서 손발이 오글댈 정도로 로맨틱하면서도 허당기가 다분한 캐릭터로 이전과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첫 스크린 도전작인만큼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주원은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특히나 로맨틱 코미디에는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7급 공무원’ 때 이 작품을 접하게 됐죠. 원래 로맨틱 코미디는 제가 정말 자신이 없는 장르이기도 해요. 남녀 주인공의 비중이 너무 크고, 오로지 두 사람이 이끌어나가는 게 정말 많은 부담이 됐죠. 그런 두려움이 있었는데, ‘7급 공무원’을 하면서 뭔가 재미있었어요. 다행히 재미를 느끼고 난 뒤 ‘캐치미’를 하니 부담감이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김)아중이 누나가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요.”

연기는 정말 잘하는 주원이지만 연애 실력은 영 ‘꽝’이란다.

“여자의 심리를 정말 모르는 편이에요. 어른이 되기 싫은 건지 참.(웃음) 그게 편하기도 하고요. 이것저것 막 생각하고, 계산하는 건 너무 복잡해요. 그래도 누나랑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죠.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찍어 보신 분이라 뭔가를 알더라고요.”

그래도 어쩌랴. 영화 속 주원의 모습은 마냥 귀엽기만 하다. 오히려 여자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호태 캐릭터를 더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특히 티 없이 순수한 호태가 선보이는 김동률의 곡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더 아름답게 들린다.

“사실 정말 민망한 신이었죠. 호태는 굉장히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지만 상황이 웃기니까요. 거리에서 장면도, 그리고 면회실에서도 너무 웃겼어요. 사실 그리고 제가 가요를 잘 못 부르거든요. 뮤지컬은 발성적으로 부르니까 잘 할 수 있는데, 가요는 아니더라고요. 기교 있는 건 절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냥 에피톤프로젝트 노래 같은 잔잔한 걸 좋아해요.”

항상 여배우들과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기 때문일까. 주원은 은근히 염문설(?)에 휩싸이곤 했다. ‘7급 공무원’ 때는 최강희와, 그리고 ‘굿 닥터’로 연기를 한 문채원과도 연인설이 나돌곤 했다.

“좋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솔직히 작품을 할 때는 정말 좋아하는 감정에 휩싸이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워낙 제 성격상 그 사람이 좋으면 잘해주는 편이에요. 여자든 남자든 상관 없이요. ‘1박 2일’ 때 게스트로 (최)강희 누나 왔을 때도 형들이 너무 잘해준다고 뭐라 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었죠. 그 추운 날씨에 여배우를 물에 빠트려야 했으니까요.(웃음) 저는 항상 좋은 감정을 가지고 연기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화면으로 그 감정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고요. 싫으면 표정에서 확 드러나는 편이라 말이죠.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스타일이고,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27살. 아직 어린 나이에 정상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길고 긴 무명생활로 고역의 시간을 보내지도, 그렇다고 남다른 고생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주원 역시 ‘스타’의 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불안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그걸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대비인 것 같아요. 제가 지금은 주인공 역할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역할이 바뀔 거라는 걸 알고 있죠. 누구나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단지 그 과정을 연출하면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뒷받침 돼야겠죠.”

남들이 밟은 성공의 길을 그대로 따라하지도 않았다. 주연이 될 수 있을 때 주말극에 합류하면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호흡하며 차곡차곡 내공을 쌓았다. 눈 앞의 이익만 쫓지 않는 선견지명이다.

“제가 굉장히 탁월한 선택을 한 작품이 ‘제빵왕 김탁구’와 ‘오작교 형제들’이예요. 그때 다들 왜 미니시리즈로 잘 데뷔해서 주말드라마를 선택했냐고 핀잔을 줬죠. 하지만 저는 긴 호흡을 할 수 있는 작품이 필요했어요.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는 드라마요. 배우라고 해서 제가 모르는 것에 대해 부끄러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부분을 털어놓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해 갈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