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경기 침체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항공비, 귀금속 등 고가 품목 소비의 규모는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도 고급소비 능력을 갖춘 상위계층의 씀씀이는 늘어나는 반면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생필품에도 지갑 열기가 주춤해지는 이른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이 집계한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개인 소유 카드로 결제된 그린피(골프장 사용료) 사용액은 1조6024억원에 달했다. 3분기에만 작년같은기간보다 141억원 증가한 6248억원이 결제됐다.

국내ㆍ국제선 비행기티켓 구매 등 항공료로 사용된 개인카드 결제액은 9월말 현재 2조3085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2511억원)보다 5736억원 늘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 나가 쓴 돈의 규모인 해외 여행지급 총액(국제수기 기준)은 3분기 들어 사상 첫 6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억달러 증가한 규모다. 해외 카드 사용액도 사상 최고치인 27억1000만달러다. 내국인 출국자수도 3분기에 402만명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했다.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을 개인카드로 결제하는 규모도 늘어났다. 올 9월까지 총 3341억원어치가 카드를 통한 귀금속 거래에 사용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기간(3055억원)보다 290억원 가량 많은 수치다. 홈쇼핑 및 인터넷 판매에 사용된 카드의 결제액도 크게 증가했다. 9월말 현재 작년 동기(23조7745억원)보다 1조원 정도 늘어난 24조75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고소득층은 여유로운 삶에 더욱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부족한 소득으로 기본생활 영위에도 급급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전국 2인 이상 기준)의 지출 중 ▷식료품ㆍ비주류 음료 ▷주거ㆍ수도ㆍ광열 ▷보건 등 의식주와 질병 치료 등에 들어간 소비 비중이 올 3분기 현재 51.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월소득 600만원 이상의 지출 중 이들 세 품목에 들어간 비중은 23.1%에 그쳐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한편 한은이 조사하는 소비지출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소득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500만원 이상 가구의 지출전망 지수는 114를 기록, 작년 12월(1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100만원 이하 가구는 98로 6개월래 최저치를 보였다. 500만원 이상 가구에 비해 1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소비전망 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향후 소비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이고, 100 아래면 그 반대를 나타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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