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권남근 기자]말레이시아 유수의 금융기관인 CIMB그룹이 한국 시장에서의 확장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려는 한국 금융회사와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CIMB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나지르 라작 대표(사진) 는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CIMB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은 한국기업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이라며 “한국 금융기관이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할 때 인수ㆍ합병(M&A) 기회를 제공하는 등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CIMB그룹 올해 초 서울사무소를 열고 한국 및 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식 중계, 리서치, 기업 금융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사무소에는 현재 40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64개 국내 기업을 연구하는 리서치센터도 있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기업설명회도 주관했다.
CIMB는 특히 투자은행 업무에 강점이 있다. 최근 국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투자은행 업무가 가능해진 한국 증권업계에서 벤치마킹할만한 회사다. CIMB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시아시장을 노리는 국내 증권사들의 모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CIMB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금융시장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점유율 16.3%로 1위다. 작년에는 세계 상위10대 IPO 중 3개를 성공리에 상장했다. 아세안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도 점유율이 가장 높다. CIMB는 말레이시아의 서던뱅크, 인도네시아의 뱅크니아가, 리포뱅크, 태국의 뱅크타이 등을 잇달아 인수했고 작년에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아시아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키워가고 있다.
라작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의 가장 큰 목표는 동남아와 한국 금융시장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아시안 세기’라고 할 수 있는 21세기에 아시아 금융사는 영미권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935년 설립된 CIMB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 121조7000억원(3370억 링깃), 순이익은 1조6000억원(43억4000만 링깃)이다.
자산은 국내 3위 금융그룹인 하나금융그룹(올해 1분기 자산 355조5000억원)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순이익은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말 순이익 1조6823억원과 비슷하다. CIMB그룹의 본격적인 성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약 5년여 동안 이뤄졌다. 적극적인 M&A를 발판으로 연평균 성장률 21.5%, 자기자본이익률(ROE) 15%의 성과를 이뤘다.
그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금융회사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라작 대표는 “다문화 지역인 동남아 시장은 현지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며 “자국인 중심의 일본 사업 방식을 따라가지 말고 현지 법인은 현지인이 운영하게 하는 등 현지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2015년에는 아세안국가의 모든 관세가 제거되고 거의 모든 무역 장벽이 무너진다”며 “앞으로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기업은 모든 아세안 국가에 투자할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작 대표는 이슬람 금융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한국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슬람금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 국가에서 나오는 석유관련 자금은 오직 이슬람 금융에만 들어와 있으며 채권 발행사는 이슬람 금융에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이슬람 금융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작 대표는 최근 국내 증권업계에서 매물로 나온 동양증권 인수설에 대해선 “현재 한국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만족하고 있다”며 인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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