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송작가계의 대표 절친 진수완-이향희 드라마 작가가 수목 안방에서 경쟁자로 만나 승부를 겨뤘다.
2012년 ‘해를 품은 달’을 통해 김수현을 슈퍼스타로 만들고, 임시완을 발굴한 진수완 작가가 지성 황정음과 함께 안방으로 돌아왔다. ‘차이나 머니’(중국 절강화책미디어ㆍ팬 엔터 공동제작) 등에 업은 150억원 대작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 장애를 가진 지성과 그의 비밀주치의 황정음의 발랄한 ‘로코’로 출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멜로로 이어질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다. 배우 현빈을 시작으로 이승기에 이르기까지 캐스팅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으나, 뒤늦게 2013년 KBS2 ‘비밀’로 절절한 멜로를 선보이며 그해 연말 연기대상 남녀 최우수상을 가져간 재회커플 지성과 황정음이 이번엔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섰다.
이향희 작가는 지난해 11월 첫 방송, 현재 14부까지 방영된 KBS2 ‘왕의 얼굴’의 집필을 맡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조선시대 비운의 왕자 광해가 세자로 책봉되며, 왕의 덕목을 갖춰나가는 영웅 스토리에 피비린내 나는 외로운 권력암투, 아버지 선조와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비극적인 로맨스까지 결합된 팩션 사극이다.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진수완 작가와 이향희 작가는 평소 언니, 동생으로 지낼 만큼 가까운 사이다. 두 사람은 특히 과거 한 작품에서 함께 집필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KBS 2TV의 인기 청소년 드라마 ‘학교’ 시리즈의 2편, 4편에 진수완 작가와 이향희 작가가 나란히 참여했다.
‘왕의 얼굴’을 기획한 정해룡 KBS 책임 프로듀서(CP)는 “‘학교’엔 유난히 걸출한 작가들이 많이 거쳐갔다. 에피소드 구성으로 매회마다 여러 작가가 돌아가며 집필했다”며 “특히 ‘학교4’에서는 진수완, 이향희 작가가 초창기 회별로 드라마를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학교4’는 2001년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방송, 정해룡 CP와 황의경 CP가 당시 드라마를 연출하는 PD였고, 진수완 이향희 작가가 공동집필해오다 조정선 작가가 바통을 이었다.
정 CP는 당시를 떠올리며 “PD와 작가가 한 명씩 짝을 이뤄 작업했다”며 “진수완 작가와 황의경 CP는 주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아이들의 성장스토리를 담은 회차를 많이 썼고, 이향희 작가와 나는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재미있는 소재(성 담론 등)를 주로 발굴했다”고 말했다.
현재 두 작가의 작품은 당시와는 조금 달라졌다. 이향희 작가의 ‘왕의 얼굴’은 멜로가 가미된 부분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 상에 대한 화두”(정해룡 CP)를 던지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고, ‘킬미 힐미’는 국내 드라마 최초로 무려 7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주인공을 통해 현대인의 상처를 보듬는 대중적인 드라마다.
절친 작가의 첫 번째 경쟁은 일단 진수완 작가가 먼저 웃었다. 7일 첫 방송된 ‘킬미 힐미’는 9.2%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향희 작가의 ‘왕의 얼굴’은 7.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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