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세계 여행 마니아들의 ‘큰 손’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일본이 2년 연속 1위에 꼽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6일 여행사이트 트래블주가 실시한 조사를 인용, 2015년 중국인 관광들 사이에서 일본과 미국이 여행지로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래블주 아시아태평양지부가 중국인 4300명에게 44개국 가운데 가장 가고 싶은 나라 5개국을 선택하게 한 결과, 일본이 39.6%의 지지율로 44개국 중 1위에 올랐다. 일본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도 1위였으며, 올해는 전년도 보다 지지율을 10%포인트 가량 더 얻었다.

이어 미국이 31.4%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지난해 순위는 2위, 지지율은 28.9%였다. 일본과 미국에 대한 선호도가 1년 전보다 더 높아진 셈이다.

[사진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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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블룸버그] [사진 =블룸버그]

지난해 조사와 견줘 동남아 국가의 전반적인 인기 하락, 호주와 뉴질랜드 부상, 중국 내수 관광 수요 증가 등의 변화가 읽힌다.

지난해 3위였던 대만은 5위(24.9%)로 내려앉았다. 동남아 최대 관광지 태국은 5위에서 6위(24.9%)로, ‘쇼핑 천국’ 홍콩은 17위에서 23위(8.7%)로 각각 순위가 하락했다. 또 잇따른 항공사고를 낸 말레이시아가 20위에서 28위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4위였던 뉴질랜드는 3위(26.8%)로, 7위였던 호주는 4위(25.6%)로 올라섰다. 중국 국내 관광이 14위에서 8위(18.2%)로 껑충 뛰었다.

일본의 과거사 부정으로 인한 양국간 외교 냉각, 중국 내 반일감정 고조에도 불구하고 요우커들이 일본을 첫 손에 꼽은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WSJ는 초저 엔저, 비자 규정 완화, 동남아 지역 정정불안을 이유로 들었다.

비비안 홍 트레블주 중국지부장은 WSJ에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중국은 일본에 더이상 쇼핑만 하러 가지 않는다. 일부에선 자산을 매입하러 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이 중국인에 대한 비자 규정을 완화하면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비행기로 3시간만에 도착하는 일본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졌다.

실제 중국의 온라인 여행 포털 C트립에서 지난 10월 국경절 연휴에 일본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50%가 증가했다.

'요우커' 선호 여행지 순위. [그래프 =WSJ]
'요우커' 선호 여행지 순위. [그래프 =WSJ]
'요우커' 선호 여행지 순위. [그래프 =WSJ] '요우커' 선호 여행지 순위. [그래프 =WSJ]

미국 역시 지난해 중국 관광객 비자 연장, 중국 기업인 비자 10년 연장 등 규제를 풀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작년 한해 C트립에서 미국 여행 상품은 30만건이 팔려 전년 보다 60% 늘었다.

이와 달리 태국의 계속된 반정부 시위와 군부 쿠데타, 홍콩의 민주화 시위 등은 중국인이 태국과 홍콩에서 발길을 돌리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말레이시아 항공기(MH 370) 실종, 에어아시아 항공기(QZ 8501) 추락 등 동남아 항공사고가 잇따르며 동남아 여행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인구 대국 중국의 해외여행자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10월까지 미국의 해외여행자수 5700만명을 훨씬 앞서는 규모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