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공백 사태 22일만에 일단락
존슨, 친 트럼프에 강경 보수 성향
백악관, 75조원 규모 예산 추가 요청
‘친(親) 트럼프’ 강경 보수 인사로 평가되는 마이크 존슨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미 하원이 의장 공백 22일만에 정상화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가 예산 처리를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며 75조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로 요구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진행된 하원의장 전체 표결에서 존슨 의원이 신임 의장으로 선출됐다. 총 429표 중 220표를 득표했다. 세 명의 후보에게 퇴짜를 놨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에는 220명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당 내 강경파에 의해 축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지 22일만에 의장 공백사태가 일단락됐다.
존슨 신임 의장은 취임식 이후 의사봉을 잡으며 “하원이 다시 일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취재진에겐 “향후 몇 주 간 격한 일정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에서 그는 자신이 통과시킬 첫번째 법안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명시하는 결의안이 될 것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2016년 하원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존슨 의장은 올해 초 ‘엑스(옛 트위터)’ 게시물에 “낙태 건수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글을 올리며 여성의 낙태권에 일관되게 반대하고 결혼한 동성커플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에도 반대하는 등 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2020년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석 변호인 중 한명으로 활동했으며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소송에서 동료 의원들의 지지 서한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등 ‘친 트럼프’ 의원이기도 하다.
그가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존슨은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신임 의장 앞에 전임자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을 괴롭힌 많은 도전이 직면해 있다”며 11월 중순까지 연방 정부 예산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며 이스라엘·우크라이나·남부 국경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요청한 1050억달러(142조원) 규모의 자금을 두고 분열된 의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원이 정상회되자마자 바이든 정부는 추가 예산을 신청하며 빠른 처리를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다양한 현안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추가 예산 약 560억달러(75조원)를 의회에 긴급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각종 재난으로 피해를 본 주택·시설 재건과 농민 피해 지원, 도로 수리 등 재난 대응 관련 예산 235억달러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아울러 안보와 에너지 자립을 위한 60억달러를 요청했는데 이 가운데 31억달러는 미국 통신시설에서 안전하지 않은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제거한 기업에 대한 보상금이다. 미국 정부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중국 화웨이와 ZTE 등 장비를 제거한 기업에 지급하는 것이다. 이밖에 보육 서비스 제공업자에 대한 보조금 160억달러, 저소득층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 제공 지원 명목으로 60억달러,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응 예산 15억5000만달러 등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및 중국 견제 등에 사용할 안보 예산 1050억달러를 추가로 요청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존슨 의장 선출을 축하하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 필요에 대응하고 22일 내로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정지)을 피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중요한 현안에서 정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가능한 한 접점을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며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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