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전 연령대 중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하 고령층에서만 빠른 속도의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 증가세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고금리·고물가 추세에 1년 넘게 이어지며, 소득기반이 뚜렷하지 않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먼저 채무 부실이 현실화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 급증한 청년·노인 ‘신용불량자’
20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실이 나이스신용평가(NICE)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말 기준 개인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58만9540명으로 지난해말(59만1808명)과 비교해 약 2268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금융채무 불이행자 수는 ▷2018년 81만978명 ▷2019년 77만921명 ▷2020년 71만3902명 ▷2021년 64만4659명 등 꾸준히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 2002년 신용카드 사태가 발생하며 한때 300만명 넘게 증가했던 채무 불이행자(구 신용불량자)는 개인회생·파산, 채무조정 제도 도입 등에 따라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올 들어 감소세는 다소 주춤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4~7만명가량 채무 불이행자가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채무 불이행자 감소폭(2268명)은 기존 추세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유독 채무 불이행자 증가세가 나타나며, 전반적인 추세를 이끌었다.
20대 이하 개인 차주 중 채무 불이행자 수는 올 상반기말 기준 7만2307명으로 지난해말(6만9848명)과 비교해 245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말 8만5277명에 달했던 20대 이하 채무 불이행자 수는 2022년말(6만9848명)까지 매년 줄어들었지만, 올 들어 돌연 상승 전환했다.
이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22년까지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기록했던 60세 이상 고령층 채무 불이행자 수는 올 상반기말 기준 11만5458명으로 지난해말(11만2550명)과 비교해 2908명 감소했다.
30·40·50대는 신용불량자 감소…“취약계층 숨통 틔워줘야”
반면 30·40·50대의 경우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30대 중 올 상반기말 기준 채무 불이행자 수는 10만7717명으로 지난해말(10만9241명)과 비교해 1524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4418명, 50대는 1693명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채무 불이행자 중 20대 이하의 비중은 상반기말 기준 12.3%로 지난 2018년말(10.5%)과 비교해 1.8%p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채무 불이행자의 비중은 13.3%에서 19.6%로 상승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제활동참가율이 높고 비교적 상환능력이 탄탄한 30~50대와 달리 소득기반이 부족한 계층을 대상으로 부실 여파가 더 강하게 전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기준 60대 이상 고령층의 소득대비부채비율(LTI)은 350%로 전체 평균(300%)과 비교해 50%포인트(p) 높았다.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우 262%에 불과했지만, 2019년말(223%)과 비교해 39%p 오르며, 연령 구간 중 가장 빠른 속도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 대상 채무조정 프로그램 및 취약계층 대상 자금공급 등 꾸준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적 요인에 따른 고금리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경기침체·고물가 또한 심화되며 부실 위험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과 같은 금리 및 경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상환능력 악화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취약계층의 부채 상황 및 실태를 더 세부적으로 파악해, 상환능력이 한계에 처한 이들에 대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공급하는 등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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