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우시산’ 대표 미디어 미팅
폐플라스틱→고래인형, 장갑 등 제작
2015년 창업부터 SK이노와 협업 지속
[헤럴드경제(울산)=한영대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변의현 우시산 대표)
13일 울산시 매암부두에는 해양환경공단 선박이 컨테이너 벨트를 통해 쓰레기를 모으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하루에 거둔 200t의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지 과거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쓰레기 중 일부는 SK이노베이션과 협업하는 사회적 기업 우시산에 전달, 업사이클링 과정을 거쳐 고래인형과 장갑, 양말과 같은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우시산은 2015년 울산에 설립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업이다. 고래와 관련한 오랜 역사를 가진 울산에 다시 고래가 찾아오는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우시산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폐플라스틱 102t을 거둬 제품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500㎖ 생수병 14만개 상당인 폐플라스틱 40.3t을 수거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이룬 이산화탄소 상쇄효과는 239.7t이다. 이는 30년생 편백나무를 4만625그루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우시산은 창업을 시작할 때부터 SK이노베이션과 인연을 맺었다. 2015년 SK이노베이션 울산CLX와 울산 남구청이 공동 진행한 ‘사회적기업 창업팀’ 공모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우시산에 창업 지원금 2500만원을 후원했다. 2019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와 공동으로 우시산과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변 대표는 이날 울산항만공사 본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이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 홍보, 마케팅 측면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도 우시산 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3월 대한상의에서 출범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1주년을 맞아 울산을 방문, 우시산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신기업가정신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물론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가치도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봉사활동, 기부활동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최 회장이 SK그룹에서 지원한 사회적 기업이 고래를 살리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격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ERT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 선언문에서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등을 대표적인 신기업가 정신의 방향으로 꼽았다. 우시산이 ERT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시산은 친환경 경영에 그치지 않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1명씩 채용하는 것은 물론 고령자, 장애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현재 직원 중 노인, 발달장애인 비중은 약 40%이다.
우시산은 SK이노베이션과 협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변 대표는 “폐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계속 만들 것”이라며 “전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