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사전구속영장 청구 그 후
법원, 29일 영장 실질심사 국토부 조사관 사무실 압수수색…사건축소 임원들 수사도 탄력
‘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검찰이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땅콩 리턴과 관련해 대한항공과 유착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는 국토교통부 김모 조사관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포공항 인근의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김 조사관의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 기록 등을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또 국토부 사무실에서 김 조사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별도로 국토부로까지 파장이 번지는 분위기다.
검찰은 일단 이날 영장을 청구하면서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제외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황상 조 전 부사장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전화통화를 하며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이 명백해 보이지만 조 전 부사장과 여모(57) 상무 모두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며 “두 사람을 구속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혐의가 확인되면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적용해 조 전 부사장을 기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직원들에게 최초 상황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거짓진술을 강요하는 등의 혐의(증거인멸ㆍ강요)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 상무에 대해서도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여 상무는 땅콩 회항 당시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박창진 사무장 등 승무원들에 대한 회유 상황, 국토부 조사에 대비한 조치 및 결과 등을 조 전 부사장에게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이 조 전 부사장 등에 대해 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법원이 실제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수사 초반 검찰 내부에서조차 ‘땅콩 회항’만 놓고는 “기소하면 될 문제지 신병을 구속까지 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는 기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증거인멸 관련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검찰은 영장 청구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항공 일부 임원들이 사건 축소를 주도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탄력을 붙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판사들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서만 판단하라고 교육받지만 사람이기에 국민적 공분과 관심에 영향을 아예 안 받는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판사들 마다 이것이 구속수사까지 필요한 사안인가에 대해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속단하긴 힘들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의 실제 구속 여부는 2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국토교통부 조사관 김모 씨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3일 김 씨를 ‘땅콩 회항’ 사건 조사 내용을 대한항공 측에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토부는 김 씨와 여 상무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수십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을 뿐 아니라 김 씨가 관련 문자메시지를 삭제한 사실을 특별자체감사를 통해 확인했다. 김 씨는 대한항공에서 15년간 근무하다 2002년 객실 분야 감독관으로 임용됐다.
배두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