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미국경제 성장이 가히 폭발적이다.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기준으로 5.0%를 기록했다. 23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확정치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주요 선진국에서 찾을 수 없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0.7%, 프랑스는 0.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3.2% 성장에 그쳤다.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 세계 경제도 같이 좋아진다’는 건 오래 전 깨져 없어진 세계경제 성장공식이다. 지금은 미국과 미국외 지역 간 성장률 격차가 되레 세계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해 있다. 미국이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아닐 뿐 아니라 미국의 성장전략이 다른 나라의 경제를 뒤흔드는 구조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경제의 패러독스’다.

최근 미국의 성장전략은 제조업 육성을 통한 수출확대로 바뀌었다. 그래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미 오바마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은 양질의 일자리다. 전 세계의 모든 공산품을 수입하던 나라가 스스로 수출하겠다고 나서다 보니 그동안 작동하던 ‘글로벌 체인(Global chain)’이 망가져버렸다. 특히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이나, 최근 내수에서 수출로 성장전략을 바꾼 일본 같은 나라와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은 지금 필사적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한국을 괴롭히고 있는 일본의 엔저정책도 ‘각자도생’으로 이해하면 쉽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경제의 성장은 완제품 소비와 IT 투자가 견인했다. 특히 IT 분야는 연 10% 이상씩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나라가 중국이다. 그 다음으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이 미국 경제 성장의 이득을 봤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성장은 기계나 수송 장비 투자가 견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경제 성장이 주변 핵심 국가의 수출을 유발하는 구조가 깨진 게 세계경제, 특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 내년에 있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리스크다. 이와 함께 제 살길을 찾고 있는 유로존과 일본이 추가로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할 경우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금융ㆍ외환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이런 대외 환경에 한국경제가 자유로울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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