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지도자 자격 참가자 “에어컨은커녕 선풍기 조차 없어”

편의점서 두루마리 휴지 2개에 4000원

구운달걀 80여개 중 6개 곰팡이…조직위 “먹은 참가자 없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장. [잼버리 조직위원회 제공]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장. [잼버리 조직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막 첫날부터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가운데 행사장 내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참가자에게 곰팡이 핀 달걀이 지급됐다는 제보도 나왔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번 잼버리에 성인 지도자 자격으로 참여한 누리꾼 A씨가 행사의 전반적인 문제를 지적한 글이 빠르게 돌고 있다.

잼버리 ID카드를 인증한 A씨는 "4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한 유닛으로 뭉쳐서 10일 넘는 기간 동안 생활해야 하는데 유닛별 캠프에 전기도 안 들어오고, 화장실도 엄청 멀다"고 했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난 1일 수돗가에서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난 1일 수돗가에서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화장실을 캠프 기준으로 한 5분 정도 걸어야 하고 절대적인 화장실 수는 적고, 사람 수는 많아서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건 덤"이라며 "막히거나 물이 안 나오기도 한다. 샤워실도 동일하다"고 했다.

A씨는 "더위 문제도 큰데 각 유닛이 생활하는 곳에 전기가 안들어와서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없다. 어떻게 버티란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캠핑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도 지적됐다. A씨는 "여기는 땅이 엄청 무르다. 텐트를 고정하려면 팩이라고 부르는 대못 같은 걸 땅에 박아야 하는데 땅이 무르면 팩을 박아봤자 쉽게 뽑힌다"며 "간척지라서 지반이 엄청 불안정하고 모기 문제는 말할 거도 없다"고 토로했다.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에 올라 온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상황. 텐트를 치기 부적합한 환경이란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에 올라 온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상황. 텐트를 치기 부적합한 환경이란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이어 "밥도 부실하다. 오늘 흰쌀밥에 소떡소떡, 베이컨 등을 먹었는데 압력밥솥조차 없어서 애들은 밥을 다 태우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했다.

A씨는 "편의점에 물건은 적고, 밖에서 2300원에 팔던 콜라를 2500원에 판다"면서 "이건 혐한 제조 축제"라고 비판했다.

상한 음식이 제공됐다는 제보도 나왔다. 익명의 제보자 B씨는 뉴스1에 "달걀을 까보니 검정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심지어 제시간에 음식 재료가 지급되지 않아 오전 일정도 늦어지고 차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이 열린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에 구급대원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연합]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이 열린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에 구급대원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연합]

잼버리 참가자들은 조직위원회로부터 식자재를 전달받아 끼니를 스스로 해결한다. 40여명의 대원이 지급받은 구운 달걀 80여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한다.

다른 참가자 역시 ‘바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C씨는 "잼버리 내 마트를 다녀온 대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0m 줄을 서서 두루마리 휴지 2개를 샀는데 4000원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잼버리 참가자에게 제공된 구운 달걀은 발견 즉시 폐기 조치했고, 먹은 참가자는 없다"며 "조직위는 유통과정을 철저히 진상 조사하고, 공급업체에 원인·대책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앞으로 제공되는 급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잼버리가 개최된 전북 지역은 지난달 31일부터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면서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4만 30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비롯해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2일 개영식에선 스카우트 대원 등 84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83명은 온열질환이며, 1명은 발목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는 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서 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부안군은 이번주 내내 폭염이 예상되며 특히 3일은 최고 기온이 35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성인 지도자 자격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여한 한 누리꾼이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성인 지도자 자격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여한 한 누리꾼이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