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최근 구제역 확산이 농가의 돼지 백신접종 소홀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방역당국의 부실한 예방접종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농가에서 예방접종이 미흡한 사례 등을 감안해 긴급 예방접종 실시 등 방역 강화조치를 밝혔지만 이미 구제역이 발생한 후라서 뒤늦은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구제역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구제역 발생지역과 인접 시ㆍ군에서 사육하는 모든 돼지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16일 충남 천안, 17일 충북 증평으로까지 확산됐다. 18일에는 충북 음성에서도 구제역 의심 증상 신고가 들어왔다.
구제역 발생 농장이 잇따르자 해당 농가가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일부 농가에서는 백신을 접종할 경우 돼지에 농이 생기고 고기 질이 떨어진다며 출하직전 돼지에 대한 접종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백신접종만 제대로 하면 구제역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 한 채 농가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소홀히 해 왔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경북 의성의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도 발생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누락된 돼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경북 의성 돼지농장의 의심축이 구제역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는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지 2개월 만에 지위를 잃었다.
우리나라는 3년 이상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82차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총회에서 백신접종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부의 백신접종 관리 소홀로 2개월 만에 청정국 지위를 도로 내주게 된 것이다.
이에 구제역 발생 농가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부가 이에 대한 제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백신접종을 안 해 구제역이 세 번이나 발생한 농가는 축산업을 할 수 없도록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백신접종 소홀 농가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구제역 발생 농장에 살처분 보상금 20%를 감액하고,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로 보상금 20%를 깎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방접종을 소홀히 해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 대해 현행 20%인 살처분 보상금 감액비율을 더 확대하거나 각종 자금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불이익을 주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