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뉴욕↔필라델피아 오가며 3조5000억 투자유치..‘동에번쩍 서에 번쩍’
영어 통역사 놓쳤다는 말에 “뭐가문제죠”..영어잘한다는 자랑
아이스브레이킹으로 투자유치 주효..누구나 하는 대화방식
김동연 자화자찬 매일 쏟아져
#1.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힘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만 안갯속에서 거론될뿐 뚜렷한 주자가 없어 전전긍긍할때 나는 김동연 전 아주대총장을 대권잠룡으로 한국 언론 최초로 언론에 등장시켰다. 2020년 10월7일 기사를 찾아보니 이런 글이 써있다. “경기도에도 숨은 공공재가 있다. 아직 잠룡으로 오르지 못했지만 김동연 전 부총리 (2017년)도 눈여겨 볼 공공재다”. “김 전 부총리는 인물난을 겪는 국민의 힘쪽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힘을 실어줄 경우 폭발적인 잠재력이 예상된다. 생각이 고루하지않고 이념과 철학이 분명한 인물이다. 오욕의 계파정치 고리를 끓어내고 숨은 공공재를 찾아내는 일은 중요하다. 당쟁을 중단시킬수 있다면 한국 정치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이재명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잠룡은 김동연일 수 있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밀어주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 김동연은 관료통이다. 재경부장관, 아주대 총장을 했다. 정치 초짜다. 그는 새물결을 창당한후 얼마되지 않아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어차피 질 싸움인데 이재명 후보쪽으로 가닥을 잡고 시즌 2를 꿈꿨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경기지사 후보로 안민석, 조정식 의원같은 이재명 계파가 지사출마를 선언했지만 마지막 열차에 탑승한 김동연이 주인공이 됐다. 김동연의 최대 장점은 ‘신선도’였다. 초선인 김은혜 국민의 힘 국회의원과 초박빙 접전끝에 기적같이 당선됐다.
#3. 2022년 5월 2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 광고는 잊지못한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저녁 방송 3사와 유튜브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김 후보는 이 편지에서 2013년 10월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에게 직접 쓴 절절한 편지를 통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뭉클함을 자아냈다. 선거 막판에 김동연의 숨진 아들이 정치판에 소환돼 홍보에 동원됐다는 사실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절박하길래 숨진 아들마저 정치판에 등장시키는지 이해가지않았다. 정치도 선이 있다고 믿은 내가 순진한건지, 원래 정치판이 원래 그런건지는 지금도 모른다. ‘최초 이름석자를 보도한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 라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독자들에게 죽을 만큼 미안했다. 죽은 자식을 동원까지해해당 광고가 유튜브에 공개되자, 관심이 이어졌다. 유튜브에 게시된 지 16시간 만에 조회수 5433회를 기록했으며 응원과 지지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4. 김동연의 첫 해외순방 보도자료는 연일 쏟아졌다. ‘홍길동 전’ 스토리와 다를바없다. 그는 ‘하루만’에 3조 5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뉴욕과 필라델피아를 오가며 성공시켰다는 스토리를 내놨다. 헛 웃음마저 나왔다. 그의 단골 어록은 관행깨기다. 광역·지자체장들의 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순방은 결정하기전에 이미 짜여진 시나리오가 있고 투자유치액이 나온다. 관행이다. 김동연 지사도 4조3000억원 투자유치를 출발전 발표했고, 10원하나 오차가 없었다. 김동연 지사가 직접 투자유치를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녀 일궈낸 성과가 아니다. 공무원, 경기도 기업들의 피눈물나는 감동스토리가 없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코 자신의 치적이 아니다. 자신의 치적이라고 우기면 관행을 이어가는 정치꾼이 된다. 하루만에 자신이 엄청난 투자유치를 한것처럼 포스터까지 만들어 홍보전을 펼치는 것을 보고 정치인이 되면 어쩔수 없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동연 지사는 신선도 있는 정치인에서 ‘정글 정치판’속에서 정치꾼으로 추락중(?)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SNS와 보도자료에는 김 짛사가 직접 영어잘한다고 자랑했다. 영어 잘하는 광역·지자체장은 수없이 많다. 예를들면 이상일 용인시장은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을 했고, 이낙연 전 총리는 일본어를 원주민보다 잘한다. ‘통역사가 비행기를 놓쳤는데 뭐가 문제죠’라는 인스타그램 동영상 부터 그 흔한 아이스브레이킹까지 김동연은 홍보에 동원했다. 매일 나오는 보도자료를 보면 김동연 위인전을 보는 듯하다.
#5. 나찌 선전기법에서 선전은 선전자 의도나 목적을 진작시킬 반응을 얻으려고하는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시도라고 정의된다. 또 이런 식의 해석도 있다. 사전에 정해진 목적에 따라 설득의 비합리적이고, 비윤리적인 기법의 체계적인 이용을 특징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신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식적이고 공개적인 시도라고 정의한다. 선거철이 되면 네가지 선전 기법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백색선전:정확히 전달되는 정확한 형태의 선전 ▷회색선전:소스가 정확히 밝혀지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다. 정보의 불분명한 선전형태다 ▷흑색선전: 허위 소스로 거짓이고 날조된 형태다 ▷거짓정보·역정보:흑색선전 한 형태로 개인이나 집단또는 국가에 전달, 공급되어 인정을 받게되는 불완전한 허구적인 오류 유도적 정보다.
#6. 나찌 선전의 귀재 ‘괴벨스’ 어록은 수없이 많다. 이중 재밌는 부분 하나를 소개한다. ‘거짓말로 시작한 것은 끝까지 거짓말로 밀고 나가라’이다. 괴벨스는 “대중의 감수성은 극히 제한적이고 대중들의 지능과 지성은 별 것 아니다. 그들의 망각력은 대단히 크다”라고 했다. 2016년 당시 한국의 고위 관료였던 나향욱이 공직자 신분을 망각한 채 신분제를 공고화하고 국민을 개돼지라고 비난을 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파면이 의결됐던 사건을 보면 괴벨스의 유령은 아직 존재하는 듯 싶다. 하지만 큰 틀에서보면 지금은 완전 다르다. 대중의 정치참여도가 높고 전보다 꼼꼼하게 정치판을 들여다 본다. 선전에는 서민인척 하는 ‘척’ 기법 (plan folks), 부회뇌동 기법(band wagon), 왜곡선택기법(card stacking), 실증자료를 내세우는 기법(testimonial·TV나 대담에서 주제와 관련이 있는 존경스러운 인물을 초치해 진행할때 사용하는 기법) 등이 있다. 괴벨스는 ‘언론은 정부가 가지고 놀 수 있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상당부분 틀린 말이 아니다. 기레기 기자, 무늬만 기자, 광고 담당기자 들이 가짜뉴스를 생산해 낸다. 아예 기사를 쓰는 법 조차 몰라 보도자료만 베끼는 무늬만 기자(?)도 많다. 타 언론사가 쓴 기사를 손봐 자신의 이름으로 둔갑시코 기사를 내는 ‘하이에나 기자’도 있다. 기자는 기사를 쓰는 사람이다. 피켓들고 시위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 언론의 인터뷰 방법에는 큰 차이가 있다. 얼마전 외신기자가 이재명 당 대표에게 “당신은 위험한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이 대표가 진땀을 뺐다. 청문회 당한 느낌이라고 했을 정도다. 이 정도가 돼야 기자다. 이 지사는 이들이 무례하지않다고 생각했다. 다만 한국 언론과 해외언론의 차이점을 체험했다.
#7. 김동연 지사는 초기 인사에 실패했다. 인사 구설수가 나돌고, 경기도의회와 마찰을 빚었다. 5급비서실 직원 이은호씨는 사직한후 4급 언론비서관으로 다시 채용돼 논란을 빚었다. 국감장에서 국힘 의원에게 이러한 인사관련 질문도 받았다. 비서실 직원이 여자화장실 도촬하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최초 경제부지사는 술잔투척논란으로 하룻만에 아웃됐다. 김 지사는 ‘경바시’를 시도했고 ‘내유외강’을 시도했다. 노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바시 몇번과 레드팀 으로 공무원 의식이 확 바꿔지지않는다. 김 지사도 잘 알 것이다. 그는 원래 ‘유쾌한 반란’ 이란 단어를 즐겨쓰고 야구광이다. 하지만 정치를 해보면 쉽지않다. 김 지사는 그걸 지난 국감장에서 고백했다.“ 인사문제는 쉽지않다고...” 김동연 브랜드는 아직 세상에 등장도 못했다. 야당에서 공격하는 이유다. 이번 해외 순방을 자신의 치적으로 쌓으려고 하면 안된다. 아직 취임 1년도 안된 김 지사가 ‘하루만에’ 투자유치 3조5000억, 이런 홍보는 지나가는 소도 웃는 말이다. 이번 순방에는 국힘 남경순 경기도의회 부의장이 동행했다. 김 지사가 명예롭게, 깨끗하게, 오염되지않게, 관행적이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갈 수있을까. 사전 인터뷰 질문지를 요구하는 관행도 김지사는 고쳐야한다. 남들도 다한다고 공무원이 요구하면 그 자체가 관행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김동연 지사의 평소 말과 맞지않다. 외신기자들이 맹수(?)처럼 달려드는 이재명 인터뷰를 보면서 한국 언론은 배울 점이 많다. 취임때부터 김동연 지사 인터뷰를 요청한 나는 결국 성공하지못했다. 하지만 이젠 본인이 원해도(그럴리 없겠지만) 인터뷰를 하지않을 생각이다. 인터뷰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많은 언론사가 단독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했다. 이번 해외 순방 보도자료를 매일 보면서 한국 최초의 국문소설 홍길동전을 보는 듯했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을 이끈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고졸신화’로 일컫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모나지 않고 합리적이며 맡은 일엔 몸을 던지는 외유내강 스타일로 꼽힌다고 언론홍보 기사로 오래전 게재됐다. 맞는 말인지 아직 이해불가다.
헤럴드기자 박정규/경기남부취재본부장
fob14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