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 이후 요금 인상 여부 결정…협의는 지속”
與 요금 인상안 ‘제2 주69시간제’ 될까 전전긍긍
[헤럴드경제=배문숙·신현주 기자]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가 이번 달에도 결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에서 ‘이달 내’ 결정을 장담했으나, 요금 인상의 ‘키’를 쥔 여당측이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이후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국민의힘 내에선 섣불리 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가 자칫 ‘제2의 주69시간제’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1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 계획과 관련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다녀온 뒤에 (요금 인상 여부가)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4월 안에는 결정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당정 간 협의가 되면 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면서도 “일단 윤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온 이후 할 일”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당정 간 (요금 인상 관련) 여러 의견을 듣는 중”이라며 “(지금은) 인상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번에 몇 년 분이 아닌 2분기 요금만 결정하는 만큼, 이달 내에는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여당과 정부의 입장차가 미묘하게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자구책을 마련한 만큼,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원론적으론 찬성 입장이다. 하지만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는 요금 인상 여부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정부, 언론 측에서 근로시간 개편안을 ‘주69시간제’로 타이틀을 뽑는 바람에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왔다”며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당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0일 기획재정부 및 에너지 산업계가 함께하는 민당정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에서는 에너지 요금 인상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한전과 가스공사 측에서 ‘왜 우리만 경영혁신안을 만들어야 하냐’는 식의 불만이 크다”면서도 “당 차원에서는 ‘일단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들어보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측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연료비 폭등에 따른 도매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 못해 32조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15조~20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한전의 하루 이자비용은 약 38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2~4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한전채 규모는 3조1000억원에 이른다.
가스공사도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을 경우 작년 말까지 누적된 8조6000억원의 원료비 미수금이 올해 말 12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미수금에 대한 연간 이자 비용은 약 4700억원(하루당 1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가스요금을 통한 원가 회수율은 62.4%에 불과해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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