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까지 대한가수협회장 엄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백 살까지 노래하겠다”고 한 ‘영원한 디바’였고, 당대 찾기 어려운 음악성을 가진 ‘존경받는 선배’였다. 언제 어디서나 허물없이 대한 ‘화통한 동료’였기에 고인을 떠나보내는 동료, 후배들의 걸음은 무거웠다.
지난 4일 별세한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의 빈소가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 연예계 동료, 후배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빈소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가수 이미자 남진 나훈아 태진아 윤항기 조항조 장윤정 이은미 김태화 정훈희 스트레이키즈 등 각계 각층 인사들이 보내온 조화가 빼곡했다.
빈소가 차려진 첫 날인 지난 7일부터 고인의 빈소엔 배우 김영옥 선우용여를 비롯해 가요계 후배인 현숙 하춘화 설운도 태진아 김흥국 등 많은 조문객이 찾았다. 연예계 지인들은 물론 빈소에는 고인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팬들의 걸음도 이어졌다.
셋째 날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두 아들 이영곤 이영준 씨가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엔 일생을 ‘당당한 음악인’으로 살아온 고인의 삶을 보여주듯 제단 한 켠에 그의 음반 한 장이 놓였고,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그의 음악이 잔잔하게 들려왔다.
9일 오후 빈소에서 만난 배우 김영옥은 “(현미 씨는) 가수이고, 난 연기자이다 보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고, 친분을 두텁게 쌓을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며 “그러다 ‘동치미’(MBN)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 만나게 됐다. 워낙에 누굴 만나면 그냥 친해지는 분이다. 그래서 그냥 마음에 걸리고 맺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나이이고, 얼마 남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슬프고 한이 되지만 워낙에 여러 사람한테 베풀고 사셔서 떠나시는 분은 좋은 곳으로 잘 가실 거라 생각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첫날, 둘째 날 빈소엔 가요계 후배들이 상당수 다녀갔다. 둘째 날 빈소에서 만난 가수 태진아는 “(현미는) 평소에 ‘나는 백 살까지 노래할 거다. 너도 백 살까지 해라’는 말씀을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신 대단하신 선배였다. 그 어떤 선배보다 항상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하시고 용기를 잃지 말라고 하셨다”며 “노래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신 선배다. 항상 밝고, 항상 웃으셨다. 어떤 선배보다도 정이 많았고, 그래서 선배를 만나면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김국환은 “현미 선생님은 워낙 세상을 긍정적으로 사는 분이셨다. ‘얘 국환아’ 하며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고마웠던 분이다. 그분이 진행한 노래 교실에서 내 히트곡 ‘타타타’를 가르쳐주시던 것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현숙은 “(현미는) 우리 가수들의 버팀목처럼 늘 푸른 소나무 같은 분”이라며 “엊그제까지 같이 방송 녹화를 했다. 지금도 울림 있는 멋진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오래 계실 줄 알았는데 너무 슬프고 아쉽다. 하늘에서도 많은 분께 힘이 되어주는 노래를 부르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하춘화는 슬픔이 목에 차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현미는) 제게 지금까지도 ‘춘화’라 부른 유일한 선배”라고 했다. 그러면서 “든든하게 우리 가요계를 지켜주던 한 분이 떠나시니 마음이 너무 허전하다. 이 자리를 누가 메꿔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곳에 가셔서 건강하게 노래하던 그 모습대로 하늘나라에서도 편히 계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설운도는 “그동안 누님이 남긴 주옥같은 히트곡들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고, 김흥국은 “평소에 저를 친동생처럼 예뻐해 주셔서 가요계의 대선배라기보다는 친누나나 어머님처럼 여겼다”고 추모했다.
남일해는 “현미씨는 항상 우리에게 힘을 준 즐거운 분이다.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것은 가슴이 턱 내려오는 일이다”라며 “며칠 전에도 통화하며 ‘니하고 나하고 둘밖에 안남았다’ 했는데, 갑자기 비보를 받고 나니 너무나 안됐다. 하늘에 올라가셔서 편하게 잘, 고통 없는 곳에서 잘 지내시리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미씨가 미8군단에서 활동하다가 당시 많은 분들과 가요쪽으로 돌아왔는데 가요가 그 때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며 현미의 ‘내 사랑아’를 한 소절 부르기도 했다.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노사연은 “이모(현미)는 가장 멋지고 훌륭했던 큰 별이다”라며 “내가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것도 이모가 정말 멋진 분이셨기 때문이다. 대중이 가수 현미를 영원히 잊지 않고 마음에 깊이 담아주시다가 가끔 노래를 들으며 ‘현미씨가 건강하고 좋은 노래를 많이 불러줘 참 기뻤다’고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진은 이날 SNS에 현미와 함께 출연한 방송 영상을 올리고 “내 이모(현미)는 가족의 큰 에너지이자 시작이었다”며 “내가 연기하는 걸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셨던 나의 이모님. 하늘에 계시지만 먼저 하늘에 가신 가족들과 행복하실 거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장례는 오는 11일까지 5일간 대한가수협회장으로 엄수된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하고, 가수 박상민과 알리가 추도사를 읽을 예정이다. 장지는 미국에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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