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반려동물 문화센터' 토씨 하나 안 고치고 응모했어도 1등 줘
국내·외 사용중이거나 표절·도용 문제 발생시 수상 제외 규정 있어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다음달 준공되는 '(가칭)반려동물문화센터&시립동물병원' 명칭을 공모하는 과정에서 기존 명칭을 써낸 응모자를 최우수상에 선정해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에서는 기존 이름이 친숙하고 재공모 과정이 번거롭다는 등의 이유로 '순천시 반려동물문화센터'를 써 낸 시민을 1위로 선정했는데 국·도비 세금만 허비하고 허망하게 종료됐다.
7일 순천시에 따르면 최근 '공고 제2023-463호, 신축 반려동물문화센터' 명칭을 공모했으나 발군의 네이밍 응모자가 없었고 기존 '반려동물 문화센터' 명칭이 익숙하다는 등의 이유로 논란 끝에 기존 공모 명칭으로 응모한 사람을 1위 수상자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명칭 공모는 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진행돼 총 423건이 접수됐으며, 중복명칭을 제외한 396건이 심사대상에 올랐고, 이 가운데 '순천시 반려동물문화센터'라는 기존 명칭을 써낸 황모씨에 최우수상(상금 50만원) 시상을 비롯해 우수상과 장려상까지 4명이 선정됐다.
배점 기준도 ▷독창성(30점) ▷상징성(25점) ▷대중성(25점) ▷전달성(20점)이라는 4개의 심사항목으로 평가해 10개 후보군으로 압축한 뒤 시청 직원들 투표로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자신을 '응모자'라고 밝힌 한 여수시민은 "당선작 명칭이 국내외에서 사용되고 있거나 표절, 도용 문제 등으로 활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수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농업기술센터에서 무시했다"며 "들러리 선 기분"이라고 씁쓸해했다.
광양읍 주민 정모씨도 "초등생도 풀 수 있는 말장난 수준의 퀴즈 문제를 내고 ARS 정보이용료로 짧은글 50원을 걷어 가는 방송사 행위와 닮은꼴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당선작 '순천시 반려동물문화센터' 건물에는 공공진료소인 시립동물병원도 함께 입주하는데 노래나 춤, 취미를 배우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문화센터'라는 명칭에 동물병원이 들어설 경우 앞으로 반려동물문화센터를 홍보하는 일도 쉽잖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순천시농업기술센터(승주읍) 동물자원과 관계자는 "당선작이 친근하고 대중성이 있지 않냐라는 의견도 있지만, 심사 결과 기존 명칭이 1위로 뽑힐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공모전은 국민의 의견을 모아본다는 개념이지, 이 명칭으로 간판을 내거는 것은 아니며 명칭이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parkd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