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심의 속속 신청하는 와중

추가 분담금 여전히 난관

사업 초기보다 비용 절반 이상 올라

새 집 받으려면 4억 더 내라고요?…리모델링 마저 분담금 폭탄 [부동산360]
옥수 극동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높은 용적률 등으로 불가피하게 리모델링을 택한 단지들이 억대 ‘분담금 폭탄’을 맞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공사비 인플레이션이 리모델링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140가구에서 1311가구로 대단지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목동우성2차는 내달 건축심의를 신청키로 했다. 건축심의는 리모델링 허가(사업시행인가) 전 마지막 주요 단계다. 조합 관계자는 “준비 되는 대로 빠르게 신청하려고 하는데 내달께 건축심의 신청서를 내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목동우성2차는 2000년 준공된 단지로 높은 용적률(용적률 286%) 탓에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해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선정해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은 증축 범위가 용적률 한도 내에서만 허용되는 재건축과 달리 상한 규제선이 없이 가구별 전용 면적의 30~40% 이내로 넓힐 수 있다.

건축심의 절차에 돌입할 만큼 사업은 원활하게 진행되는 형국이지만 문제는 분담금이다. 사업 초기에는 30평대(전용 106㎡) 기준 분담금이 1억원대로 예상됐으나 현재 배 이상이 늘어날 것으로 전해진다. 단지 한 주민은 “원자잿값이 오르면서 30평대의 경우 3억 중후반을 예상하는데 또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오를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1986년 준공된 900가구 규모의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단지 역시 내달 건축심의를 다시 신청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업 초기 대비 분담금이 크게 뛰어 술렁이고 있다. 2015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을 시기와 비교했을 때 공사비 등이 40% 넘게 상승해,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50%가 넘게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단지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첫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지로 7개 층이 늘어 1035가구로 탈바꿈한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분을 고려하면 조합원들의 부담이 1~2억원 안팎(전용 148㎡ 기준)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기준으로는 분담금이 1억원 이상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주에 돌입한 단지 역시 수억원대 분담금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리모델링으로 내달 이주가 계획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는 전용 84㎡ 기준 분담금이 최대 3억 8000만원대로 확정됐다.

이같은 분담금 부담에 일부 단지는 리모델링 철회 결정까지 단행했다. 서울 송파구 거여1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이달 리모델링 추진위를 해산했다. 초기 분담금을 비롯해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비용 인상 등이 야기한 사업성 악화가 추진위 해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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