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코피아 베트남센터’
토종 버섯 재배기술도 전수도
[하노이ㆍ달랏=신창훈 기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12월은 쌀쌀했다. 그냥 베트남의 무더운 날씨만 생각하고 긴 바지와 셔츠를 준비해가지 않은 기자는 꽤 추운 날씨에 적잖이 당황했다. 흡사 우리나라의 늦가을 같았다.
이 정도 날씨면 우리 농산물 재배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9년 베트남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를 설립해 품질 좋고 생산성 높은 우리 농산물을 시험 재배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자는 하노이 시내에서 약 10km 떨어진 ‘지아람’이란 곳을 찾았다. 이 곳에서 코피아(KOPIA) 베트남 센터는 베트남농업과학원 과수채소연구소(FAVRI)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채소인 무, 배추, 고추 등을 키우고 있었다.
코피아에 따르면 우리 채소 품종의 현지적응 시험 결과 14개 작목, 24개 품종이 베트남 품종보다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진흥종묘가 육종한 ‘송정 무’는 현지 품종에 비해 수량으로 2.1배, 농가소득 면에서는 7.5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농우바이오가 육종한 ‘하이플라이 고추’의 수량도 약 60% 증가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1월 송정 무를 ‘국가장려품종’으로, 하이플라이 고추를 ‘준장려품종’으로 선정했다. 해외에서 자발적으로 우리 채소를 국가장려 품종으로 지정한 건 이들 두 품종이 처음이다.
최근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우리 채소 시험재배 지역을 베트남 남부 ‘경제수도’ 호찌민시 인근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11일 기자가 방문한 달랏이 대표적인 곳이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달랏은 해발 1500m에 위치한 고산 지대다. 연평균 기온은 아침 15℃ 낮 23℃.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대관령의 봄 같은 날씨를 보인다. 사람들은 그래서 달랏을 ‘영원한 봄의 도시’라고 부른다.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올 초부터 이 곳에 상추, 배추, 무, 고추, 파, 브로콜리 등 6개 작목, 36개 품목의 한국 채소를 시험 재배 중이다. 이성희 센터소장은 “베트남 여러 지역 중 우리 채소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이 달랏”이라며 “앞으로 베트남 남부 지역 농민들에게 전파돼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우리 채소의 주 소비지인 호찌민 거주 교민들에게도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피아 베트남 센터는 또 우리나라 버섯 재배기술을 현지에 이전해주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구황작물인 카사바의 줄기와 잎 같은 ‘폐자원’을 버섯 배지(培地)로 활용한 재배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 베트남의 버섯 소비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피아는 농진청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도상국에 설립된 기구이며, 현재 아시아ㆍ아프리카ㆍ남아메리카 등 20개국에서 해당 국가의 농업 담당기관과 함께 식량생산 증대를 위한 농업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huns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