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올해로 두 번째, 세월호 참사 직후 멤버 길의 음주운전으로 허리를 숙였던 ‘무한도전’ 멤버들은 또 다시 불거진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고를 ‘정수’로 받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를 패러디해, 멤버들의 자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몰래카메라였다.
9년 장수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은 지난 13일 방송을 통해 ‘유혹의 거인’ 특집으로 프로그램 멤버들이 누를 끼친 음주운전 논란을 정면돌파했다. 술 한 잔 입에 대지 않는 유재석을 주축으로 ‘무도’ 멤버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특별 게스트 서장훈이 꾸민 일종의 몰래카메라였다. 방식은 단순하다. 녹화 전날 술을 마시지 않기로 약속한 멤버들을 시험하는 자리로, 서장훈은 멤버들에게 돌아가며 전화를 해 술자리로 유인했다.
이날 유재석은 본격적인 방송에 앞서 사건을 정확하게 관통하는 멘트로 시청자와 먼저 만났다. “최근 노홍철이 음주 운전으로 하차를 했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멤버들은 녹화 전날 술을 마시지 않기로 했고, 이를 점검하기 위해 유혹의 거인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7명이었던 멤버가 5명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무한도전’ 스스로도 위기론을 마주하고 있음을 비친 대목이었으며,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비친 멤버들의 모습이 곧 이미지가 돼왔던 상황에서 도덕성에 흠결을 입은 ‘국민예능’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유혹의 거인’은 무려 3주차 프로젝트였다. 서장훈으로 시작한 ‘유혹의 거인’은 첫 주에 멤버들이 모두 술자리를 거부해 무산됐고, 둘째 주에 정준하가 서장훈을 기꺼이 만나러 오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술을 입에 대지 않아 실패했다. 3주차엔 서장훈-정준하가 힘을 합치니 멤버들이 굴비 엮듯 술술 걸려들었다. 정형돈 박명수 하하가 두 사람의 유혹에 넘어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술자리를 거부하기 위한 몸부림은 인상적이었으며 결국 자리를 함께 하자 맥 없이 술잔을 받는 멤버들과 그 이후 유재석이 등장해몰래카메라 임을 알리는 상황의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박명수의 돌직구는 단연 인상적이었다. 박명수는 “이런 몰래 카메라 하지마라. 음주를 감시하지 말고 음주 후 뭘 타는지 보라고”라는 말로 버럭 소리를 지르며 “2700만 애주가들한테 혼나봐야 정신차리냐”고 말했다. 음주 보다는 음주운전을 꼬집은 박명수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 노홍철의 최근 일을 질타한 박명수다운 호통이었다.
‘위기’는 ‘정수’로 받았다. ‘무한도전’은 올 한 해에도 끊임없이 위기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등장한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건을 통해 멤버들의 평소 생활 모습을 여과없이 다뤘던 이날 방송은 가장 ‘무한도전’ 다웠던 위기관리법이었다. 메시지는 묵직했으나 ‘무한도전’ 답게 웃음이 넘쳤던 3주간의 프로젝트였다. 지난 9년 한결없이 스스로의 자리를 지켜왔던 ‘무한도전’은 이날 방송을 통해서도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14.6%(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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