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언론 브리핑

1월~3월 20일 수출 1274억달러…13.4%↓

반도체 산업 위기 지속…연간 수출은 8~9%↓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가운데)이 2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가운데)이 2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올해 한국의 총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수지 측면에서도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이라는 주제로 언론 브리핑을 개최했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한국의 수출은 1274억 달러(약 16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수입은 1515억달러로 1.3% 줄었다. 적자는 241억 달러에 달했다.

수출 부진 원인으로 무협은 중국의 경제요인으로 인한 수출 감소, 반도체와 철강제품의 수출 부진 심화 등을 꼽았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3월 20일까지 총수출 중 중국의 비중이 처음으로 20% 아래인 19.8%를 기록했다. 2019년만 해도 중국 비중은 26.8%에 달했으나 2021년 25.3%, 2022년 22.8%에 이어 올해 1분기 20%의 벽도 깨진 것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대비 수입 수요가 둔화했고, 수출 상품 구성 중 중간재 자체 조달률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기계류, 화학공업, 플라스틱 등 분야에서 중국의 수출 자립도가 크게 상승했다. 배터리, 석유화학이 포함된 화학공학제품의 경우 수출 자립도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하는 상호 보완관계 역시 약화했고, 중국 내 한국 제품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수출 감소 역시 전체 수출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한 43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현 수출 감소세가 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금융 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2009년 1월 -46.9%)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스마트폰 교체 주기 연장, 서버용 메모리 교체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으로 작년 7월부터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역시 전방산업 수요 위축 여파로 주문 감소, 가격 하락에 직면해 1월부터 큰 폭의 감소세로 전환했다.

총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지난 20일까지 누계 기준 12.8%로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15%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또 무협은 구조적인 측면의 문제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지난 5년간 기업 규제 확대, 노동유연성 악화 등 한국의 산업 입지로서의 매력도 저하가 수출산업 기반 약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은 2017년 3.23% 이후 지속 하락해 지난해 3분기 2.79%를 기록했다. 2009년 1분기(2.75%)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 부회장은 “2021년 기준 수출시장 점유율이 0.1%p 하락하면 추가 고용 여력은 약 14만명이 감소한다”며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은 국내 일자리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노동 경직성을 해소하고, 노동의 유연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2분기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협이 이달 1206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0.9를 기록, 다섯 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EBSI는 100 초과 시 경기 개선, 100 미만 시 경기 악화 전망을 의미한다.

특히 무협은 올해 1분기 수출부진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연간 수출은 8~9%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반기 중 반도체 가격 회복, 중국 리오프닝 등 대외 여건이 호전될 경우 수출은 3% 내외 감소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무역 적자는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하면서 작년 대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 추세로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경우 최대 41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경우 연내 지속적인 부진이 전망된다.

무협은 수출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정 부회장은 “금융 애로 해소를 건의할 예정이며, 특히 과다한 서류 요구나 정보 파악 어려움 등의 해소 대책도 정부·금융기관과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무협은 팬데믹 이후 중단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판로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상현 무협 통상지원센터장은 “최소 상반기까지는 터널 안에 갇혀있는 형국”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회복 등 대외변수가 아직까지 우상향으로 돌아섰다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내실 다지고 어려운 상황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