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지주회사인 SK㈜ 주식 15만주를 매도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 9일과 10일, 13일, 14일 등 나흘에 걸쳐 SK㈜ 주식 15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해 8월 약 27만주를 매도한 이후 7개월여 만에 또다시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이다. 매각일별 처분단가로 추산하면 약 263억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도로 최 부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총 29만6687주로 줄었다. 3대 주주 지위는 유지했지만 지분율은 기존 0.60%에서 0.40%로 낮아졌다. SK㈜ 지분은 최태원 회장이 17.37%,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6.45%를 갖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166만주를, 2019년 7월 최기원 이사장으로부터 29만6668주를 각각 증여받아 총 195만6668주, 지분 2.76%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최 이사장의 증여 직후인 2019년 8월 29만6668주를 처분했으며 2년 후인 2021년부터 시간외매매, 장내매도 등을 통해 꾸준히 주식을 팔고 있다. 현재까지 수증 지분의 약 85%인 165만9981주를 정리했다.
재계에서는 그간 최 부회장의 주식 매도를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행보로 해석해왔다. 최 부회장이 2018년 최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 166만주의 당시 가치는 약 4490억원으로, 내야 하는 증여세만 2000억원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최 부회장은 지금까지 SK㈜ 지분과 보유하고 있던 SKC·SK네트웍스의 지분 매각으로 4000억원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산된다. 증여세를 모두 내고도 남을 정도의 현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최 부회장의 향후 독립을 위한 실탄 확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최 부회장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리독립을 위한 재원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온은 공격적인 글로벌 투자에도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업가치도 2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어 지분 매입에는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에 힘을 더하는 행보로도 읽힌다. 최 부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타계 당시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고 SK그룹의 성장과 최 회장의 경영 체제에 힘을 보태왔다.
SK 관계자는 “개인적인 거래에 대한 사유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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