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불필요한 관행, 다 없애버린다”

박물관에 갈 본청과 산하기관 관계…왜 ‘갑과 을’ 일까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시장.

[헤럴드경제(용인)=박정규 기자]#1. ‘본청은 갑, 산하기관은 을’ . 공무원 조직도에서 이런 관행이 수십년간 지속됐다. 해외시찰을 갈때 본청은 산하기관 몇명을 ‘슬쩍’ 끼워넣는다. 본청만 가기 미안해서는 절대 아니다. 산하기관 직원들은 외국에서 본청 직원들의 ‘수행원, 짐꾼’으로 부려진다. 얼마전 사직한 경기도 A 기관 직원이 내뱉은 하소연이다. 심지어 술값, 식대를 지불토록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의원들이 제주도에 가서 연수한다고 하면 집행부에서 고위간부가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까지 따라간다. 재미있는 사실은 처음부터 집행부에서 기획했던 일이 아니다. 시의회에게 잘 보이기위해 간다. 시의원들은 제주도 연수에 집행부에서 오지않으면 짜증을 낸다. 소위 갑질이다. 이들은 ‘제주도 푸른밤’에서 접대를 받는다. 모두 관행이다. 이런 것을 수평구조라고 하지않고 수직관계라고 해야 정답이다. 보도자료에 시의원 이름을 산하기관장보다 앞에 써놓은 공공기관이 많다. 잘 보이기 위해서다. 이번에엔 스스로 ‘을’을 자처한다. 행감을 편하게 받기위한 편법이다. 실제로 내용을 확인해보면 행사에 참석해 사진 몇장 찍고 오는 시의원들도 적지않다. 산하기관 자료를 엉터리로 분석해 자료를 배포하는 수준미달 경기도의원도 있다.

#2.이상일 용인시장이 이같은 관행을 깨버리기로 결심했다. 그는 “시와 공공기관 사이의 유기적이고 수평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자”고 했다. 이젠 용인시 본청에서 산하기관 직원을 ‘머슴’이나 ‘하인’ 취급을 하면 박살난다. 이 시장은 수십년간 묵인해온 관행을 깨는 중이다. 기자 출신 감각으로 오래된 경험과 예리한 시각, 정보력을 활용한다. 1년도 되지않았지만 이상일 용인시장 행정은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는다. 이 시장이 경기도와 31개 시군 광역·지자체중 가장 많은 학식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박식하다. 그는 “박물관에 갈 관행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모두 깨버리겠다”고 했다.

#3.이 시장은 용인시 자원봉사센터, 장학재단, 청소년미래재단, 문화재단, 시정연구원, 축구센터, 산업진흥원, 도시공사 등 8개 산하 공공기관을 차례로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장학재단에는 “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 시의 인재양성에 이바지하는 선순환구조를 앞장서서 만들어달라”고 했다. 용인문화재단에서 “문화도시 공모를 앞두고 용인 특성에 맞는 콘셉트를 개발해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6월 문화도시 포럼을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 “대한민국연극제 공모 참여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포은아트홀에서 보다 수준 높은 공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객석을 늘리는 방안을 연구해 달라”고 했다. 시정연구원에는 “시의 현안 해결을 위해 시와 시의회, 시정연구원이 함께 고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 “중앙정부 등의 각종 공모사업에 대한 지원과 미래성장전략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시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변화를 가져올 정책을 개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시장은 이어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원 공간 이전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용인도시공사를 찾은 이 시장은 경기용인플랫폼시티, GTX용인역 복합환승센터, 제2용인테크노밸리 조성 등에 대한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4. 이상일 용인시장 행정력은 전국 지자체장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내놓는 아이디어는 최고 중의 최고다. 문화·예술은 전문가 수준의 학식를 갖췄다. 처음 해본 지자체 행정을 가볍게 처리한다. 이 시장이 지자체보다 광역지자체 정도의 수준을 갖췄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 시장과 불편한 관계를 가진 기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기이할 정도다. 이 시장 소통방식은 남다르다. 직접 소통 방식을 선호한다. 공보관 등 부하직원을 시켜 소통하는 방식을 거부한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이 시장 정치인맥이 최고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용인시장실을 방문할 정도다. 보통 시장이 장관을 찾아가지만,거꾸로 장관이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윤석열 대통령과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이 모인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과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윤 대통령 임기를 고려해 철도망 건설을 조기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배짱도 두둑하다. 이상일 용인시장 처럼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않고 직진을 하는 지자체장도 보기 힘들다. 관행을 깨는 일에 매진한다. 행정에 인맥을 탑재한 ‘이상일의 전성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