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다시 태어나도 또 이 직업이라고?”
만약 다시 태어나 직업을 바꿀 수 있다면 난 또 이 직업을 택할까?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질문이다. 그 결과는?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음 질문. 직업을 바꿀 수 있다면 무슨 직업을 하고 싶을까? 가장 많은 선택은 바로 ‘개발자’였다. 전공도 이공계나 공학을 택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흥미로운 건 개발자 뒤를 이어 유튜버가 많았다는 점. 요즘 초등학생 등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으로 유튜버가 꼽히는데, 어른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22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과거로 돌아가면 현재 직업을 다른 직업으로 바꿀 의향이 있는지에 응답자 84.3%가 ‘그렇다’고 답했다. 10명 중 8명꼴이다.
어떤 직업으로 바꾸고 싶는지 묻자, 가장 많은 답변이 ‘개발자(26.0%)’로 나왔다. 그 뒤로 ‘유튜버(9.4%)’와 ‘의사(7.4%)’ 등의 순이었다.
왜 현대 직장인들은 직업을 바꾸고 싶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직업에 만족하지 못할뿐더러, 미래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에서 현 직업 만족도를 물어보니 ‘업무와 처우 모두 만족한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둘다 불만족스럽다’는 답변이 이보다 2배 많은 38.6%였다.
모두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낮은 연봉과 인상률(47.4%)’, ‘미래가 불안정한 직업(21.9%)’. ‘업무가 적성에 안 맞음(17.5%)’ 등을 꼽았다.
특히, 현 직업이 미래에도 유망할지에 대해선 ‘매우 유망’하단 답변은 9.7% 뿐이었다. 미래에도 현재와 비슷할 것이란 답변이 44.8%로 가장 많았고, 수요가 점차 줄어들 것(18.5%), 미래엔 사라질 것(6.9%) 등 부정적인 견해가 크게 우세했다.
인문계 기피 현상도 뚜렷했다. 학창시절도 다시 돌아간다면, 직업 선택에 유리한 전공으로 무엇을 택할지 물어보자 가장 많은 답변이 공학(27.8%)에 쏠렸다. 의약(18.5%)이 뒤를 이었고, 그 다음으로 상경(11.7%), 전자(11.5%)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취업도 어렵고 전공 분야도 애매한 인문계 출신들은 취업보단 창업 시장에 몰리고 있다. 최근 창업진흥원이 전국 창업기업(사업 시작 후 7년 이내)의 특성을 조사한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창업기업 중 전문대졸 이상 학력의 창업자 전공은 인문계열(15%)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공학계열(14.1%), 상경계열(8%), 예체능계열(5.3%), 자연계열(5.4%), 교육계열(3%), 기타(2.9%), 의학계열(1.5%) 등의 순이었다.
고졸 출신의 창업자 전공에서도 인문계가 18.2%로 실업계(15.1%)나 예체능계(0.2%)보다 많았다.
인문계 출신이 가장 많이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창업 분야도 전공 분야를 살리기 쉽지 않다. 제조업 창업은 당연히 공학계열이 많고, 학원 등은 당연히 예체능계 출신이 많다. 인문계 출신은 식당이나 상점, 부동산 창업에 몰리고 있다.
한편, 직업을 온전히 내 뜻으로 선택했다는 직장인은 10명 중 4명 수준에 그쳤다. 44.9%였다. 주변 조언 등에 따라 내가 선택했다는 응답이 43.7%였으며, 내 의지보다는 주변 권유나 조언 영향이 컸다는 답변도 9.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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