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처음엔 파티용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았다. 망했다. 20살 때다. 군대를 갔다 온 후 우연히 백화점 명품 시장을 접하곤 이를 온라인 커머스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당시 수중에 있던 돈은 단 50만원.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이젠 누적 거래액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돌연 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회사 주식을 나눠주기로 했다. 규모는 200억원에 이른다. 온라인 명품 커머스 플랫폼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머스트잇의 얘기다.
대표가 사재 200억원을 직원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 대기업 오너들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50만원으로 시작하다
조 대표가 처음 창업을 경험한 건 바로 20살 때다. 매장 없이도 판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에 꽂혔다. 그가 처음 택한 아이템은 파티용품이나 아이디어용품. 불과 1년 만에 보기 좋게 망했다. 폐업 신고하고 남은 재고를 길거리에 나가 팔기도 했다.
군 복무 후 우연히 백화점 매장에서 명품 가방 가격을 본 게 머스트잇의 시작점이다. 그는 “백화점에서 물건 하나 사본 적 없었는데, 가방 가격을 보곤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병행수입 시스템을 알게 됐고, 온라인에서 명품을 팔면 돈이 되겠다는 구상도 했다. 당시 조 대표 수중에 있던 돈은 불과 50만원. 이걸로 명품 사업을 시작했다.
당연히 이내 한계에 봉착했다. 수입업체가 늘어나니 자본력, 규모에서 밀렸다. 결국, 7개월 만에 운영하던 사이트를 팔고, 소상공인 지원 대출을 받아 2000만원 자금으로 다시 시작했다. 그때가 2011년. 27살 때다.
명품 전문 커머스란 이름을 걸고 직원을 모았다. 지원자는 0명이었다. 혼자 사무실을 지키며 홀로 회사를 꾸려갔다. 그는 “혼자 일한다고 거래처엔 말할 수 없어 ‘영업실장’이란 명함을 하나 만들어 연락했었다”며 “판매, 영업, 고객 관리까지 모두 혼자 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엑셀러레이터를 만나 투자금을 받으려 했던 때다. 회사를 열심히 설명했지만 반응은 시원찮았다. 특히나 지금까지 조 대표 기억에 남는 건, “구멍가게나 하면 어울리겠다”는 말이었다. 그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니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 밝혔다.
머스트잇은 이후 온라인 명품 업계 시장에 업력을 쌓으며 지속적인 성장 가도를 이뤘다. 누적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했고, 연간 거래액도 3500억원을 넘겼다. 작년엔 CJ ENM으로부터 200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투자 유치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200억을 나누다
조 대표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200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직 중인 임직원 130여명 모두에게 제공되며, 조직문화 고평가자 등에겐 연간 최대 8억원까지 지급한다.
직원의 동기부여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란 믿음 때문이다. 홀로 회사를 꾸리고 성장해오면서 직원이 수동적일 때 얼마나 회사가 위태로운지 체감한 탓이다.
조 대표는 “여러 스타트업을 포함한 전 세계 IT업계가 긴축 경영과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트잇은 임직원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할 동기부여 차원에서 이번 보상 체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품 시장 미래와 관련, “비싸게 사더라도 자주 입고 많이 사용하니 명품 역시 충분히 합리적이고 가치있는 소비”라며 “MZ세대의 소비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명품 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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