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이란의 전 국방부 차관이 간첩 협의로 결국 사형됐다. 3500시간이 넘는 모진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서방 국가들은 ‘야만 정권’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이란 사법부는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영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로,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그가 영국 정보기관에 협조하면서 200만유로(약 27억원)가 넘는 돈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2019년 내통 및 국가 안보 위협 등의 혐의로 체포된 뒤 유죄판결을 받은 뒤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아크바리 전 차관에 대한 사형 선고 소식은 지난 11일 처음 알려졌다.
하지만 BBC페르시안은 아크바리 전 차관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육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3500시간 넘게 고문을 당하고 강제로 약물을 투입받는 등 극한의 상황에서 거짓 자백을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엔과 협력을 주도해 휴전을 끌어내고,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에서도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아크바리 전 차관의 사형 집행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영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미국 등 서방은 일제히 이란 당국의 잔학 행위를 규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소름이 끼친다"며 "자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야만적인 정권이 자행한 잔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끔찍한 인권침해를 저지른 정권에 책임을 묻겠다"며 사형 집행의 핵심에 있는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크바리 전 차관의 이름이 이란에서 억압과 사형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기다란 명단에 추가됐다며 "추악하고 야만적인" 사형 집행을 비판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파리에 주재하는 이란 대사를 초치해 사형 집행에 항의하면서 임의로 억류한 외국인의 처우 등에 관한 국제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하틀리 주영국 미국 대사도 트위터에 "이란에서 영국계 이란인이 처형된 것은 끔찍하고 역겹다"며 "미국은 영국과 함께 이러한 야만적인 행동을 규탄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란 외무부는 이에 맞서 사이먼 셔클리프 이란 주재 영국대사를 초치해 "파괴적인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구축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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