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의자 신문시 ‘참여 경찰관’ 제도 본격 실질화

현행 형사소송법, 담당 수사관外 추가 경찰관 참여 강제

인권위, 法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관행에 권고…경찰 수용

범죄수사규칙 개정해 ‘피의자에 참여경찰 고지 의무화’ 추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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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경찰이 피의자를 신문할 때 복수의 경찰관이 참여토록 하는 ‘사법경찰관 참여제도’의 실질적 운용 방침 마련에 나선다. 참여제도를 따르지 않고 담당수사관이 단독으로 피의자 신문을 하다가 문제제기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법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오면서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결과, 경찰은 향후 피의자 신문 시 담당수사관 외 배석하는 ‘참여 경찰관’이 누구인지를 피의자에게 명확하게 고지하도록 범죄수사규칙 등 내부 훈령을 개정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 경찰관이란 담당수사관 외 피의자 신문에 함께하는 경찰관을 뜻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피의자신문과 참여자)의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함에는 사법경찰관리를 참여하게 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제도다. 이는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조서의 정확성 및 신문 절차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피의자 인권침해 등을 막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일선 경찰서에서는 협소한 조사공간, 과중한 업무량 및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참여 경찰관을 제대로 배석시키지 않고 피의자 신문 조서상에 이름만 올리는 경우가 관행처럼 존재해왔다. 이에 최근 피의자들이 ‘참여 경찰관이 누구인지도 몰랐는데 신문조서에 명시돼 있었다’ ‘참여 경찰관이 없는 불법적 신문을 받았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일부 경찰관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경찰서 내 조사공간과 사무공간이 분리가 되지 않아 자연스레 같은 사무실 경찰관들이 참여 경찰관이 돼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수사부서 환경개선사업으로 조사공간이 분리되며 법 절차를 위반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며 “전국 경찰서 조사공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조사받는 피의자에게 참여 경찰관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훈령을 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도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인권위는 이 진정 사건을 경찰 업무환경의 구조적 문제와 많은 업무량, 인력 부족 등에서 비롯된 관행으로 판단, 경찰관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수사관 대상 직무교육 실시, 수사관 참여제도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규정 마련 등을 권고했다”며 “인권위는 피진정기관인 나주경찰서와 경찰청이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법대로’ 일을 처리하려면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의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 수사담당 경찰관은 “경찰서 내 조사공간이 분리되면서 이제는 동료 직원이 피의자 신문할 때 조사실로 함께 들어가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다른 기술적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