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후 북핵 문제 ‘中 책임론’ 띄우는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 “中 건설적 역할 독려하는 것이 중요”
통일부 고위 “中, 北비핵화 위한 더 큰 역할 할 수 있다”
외교부 “한중 외교장관 ‘건설적 역할’ 소통한 것이 중요”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일이 중국을 향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역할을 재차 압박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언급한 이후 북핵 문제에서의 ‘중국 책임론’을 띄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맹비난하며 방어하고 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이틀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연쇄 협의를 개최한 후 13일 올해 전례 없는 도발을 단행한 북한을 규탄하며 7차 핵실험을 비롯한 중대 도발을 단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국 수석대표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자”며 “특히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미일 수석대표 협의에서 중국의 역할론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대면 회담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언급, 중국의 역할론을 띄웠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추가 대북제재는 물론 규탄 성명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에 한미일 3국은 대북 독자제재를 연쇄 발표하면서 ‘상징적 조치’의 성격이 강했던 독자제재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책임론’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5일 “중국이 북한의 이웃이자 무역 파트너일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회원국으로 그 영향력을 적절하게 사용하길 바란다”며 “핵심은 우리가 (영향력 사용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안보리에 있어서 대북제재에 참여하지 않아 최근에 있었던 도발과 관련해 안보리에서의 대북제재가 실패한 주역이 되기도 했다”며 “결론적으로 중국은 지금보다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화상회담에서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한중간 공동이익이라며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왕 위원이 이에 대해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이와 관련한 논의 사항을 언급하지 않고, 대신 미국의 반도체와 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정당한 권익을 현저히 해치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왕 위원은 “미국은 국제 규칙의 건설자가 아닌 파괴자임을 재차 입증했다”며 “각국이 응당 나서서 세계화에 역행하는 낡은 사고와 일방적 패권 행태에 맞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지난 8월 칭다오 외교장관 회담 후 이번에도 확인했다”며 “양 장관이 건설적 역할에 대해 소통했다는 것이 중요하고, 앞으로도 각급에서 중국과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