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휴일 본회의…“이재명 사법처리 관심 분산용” vs “진실의 문 여는 출발”
연말 정국 급랭 예상…尹대통령, 9월말 박진 장관 해임건의 때처럼 거부 관측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선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때처럼 ‘거부’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 전원이 사퇴했다. 여야는 오는 15일 예산안 처리를 약속했는데,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추진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野, 휴일 ‘이상민 해임건의안’ 본회의 처리=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가 이례적으로 휴일에 열렸기 때문에 해임 건의안 상정에 앞서 '공휴일 본회의 개의에 관한 건'이 먼저 통과됐다. 이후 해임 건의안이 상정됐고, 무기명 투표가 이어졌다.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에 앞서 “이상민 장관은 재난 및 안전 관리의 총책임자로서 사전 안전관리 대책을 면밀하게 수립하고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법률을 위반했다”며 해임 건의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이 해임건의안을 가결함해, 모든 공직자들로 하여금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 정신을 일깨우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당론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는 이 장관 해임 건의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에 대해 행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명분도 없고 실효적이지도 않다”며 “대통령께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시도록 요청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정기국회가 끝났는데 하루 여유도 안 두고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체포를 단 하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회기를 계속 연장해서 체포동의안이 오면 169석으로 부결시키려고 할 것이다. 아마 내년 1년 내내 국회가 열려 있을 것 같다. 정말 후안무치한 민주당의 거대의석만을 앞세운 횡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정쟁화를 일삼아서 또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아서 대선불복을 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방탄국회를 만들어가고 자기당 대표인 이재명의 수사라든지 비리 이런 것을 덮어가는 책략으로밖에 보이지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담만 윤석열 대통령은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해임건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입장이 업삳”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순방 당시 ‘날리면’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대신 윤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하루 뒤에 ‘거부’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통상 국회의 해임건의문은 인사혁신처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통지되기까지 하루가량 걸린다.
▶與 ‘野, 정치자객’·野 ‘필요절차’= 이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여권에서는 격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 “애초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라고 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이 이상민 해임건의안을 기어코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부 조직법, 첫 민생 예산, 개혁과제가 담긴 법안을 모조리 거부하고 있다”며 “오로지 정권 발목잡기와 정권 흔들기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과는 어떤 협치도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그들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우리는 민주당이라는 집단을 상대로 합리적 운운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꾀여 ‘겉멋 패션정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정치라는 탈을 쓰고 가슴에는 칼을 품고 다니는 ‘정치자객들’”이라고 했다. 또한 “더 당해 봐야 민주당의 실체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장관 경질은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최소한의 상징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 “국가가 국민 보호에 실패했는데도 정부 내에선 누구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유족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장관 경질이 결코 무리한 요구라고 할 수 없으며, 주무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외려 늦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장관의 어깨를 툭 치며 힘을 실어주는 지금, 엄정한 수사, 국정조사 대상기관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 장관이 자리에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국정조사를 하면 된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이며 국민에 대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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