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이미지. [게티이미지]
금괴 이미지.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한 남성이 건물 지하에 수백억원 가치의 금괴가 묻혀 있다고 주장하며 건물주인 친누나와 조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남성은 4년 전 탐사 전문가에게 의뢰해 얻은 금괴 위치 표시 사진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재판부는 “금괴가 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월 A 씨는 누나와 조카들이 공동 소유한 대구 중구 북성로 건물 지하에 수백 억 규모의 금괴가 묻혀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매장물 발견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그는 재판부에 금괴의 위치 표시 사진을 근거로 주장했다.

A 씨는 건물 소유주인 조카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도 내세웠다. 2020년 그가 조카에게 '금이 묻혀 있으니 발굴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냈고, 조카는 '할 때 되면 삼촌(A 씨) 먼저 말하겠다. 시작 시점 잡히면 연락 하겠다'고 답했다.

A 씨는 매형이 사망하기 전인 2018년 5월 매형의 허락을 받고 광물 전문 탐사가에게 의뢰해 200㎏ 가량의 금괴 위치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금시세는 1g당 약 7만5000원이다. A 씨 주장대로라면 지하에 묻힌 금괴는 150억원이 넘는다.

민법 254조에 따르면 타인 토지에서 발견한 매장물은 그 토지 소유자와 발견자가 각각 절반씩 취득하게 된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가 금괴 발견자로 내세운 자료들은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그가 부담하게 했다.

대구지법 관계자는 “A 씨가 전문가에게 의뢰해 매장물이 묻힌 위치가 표시된 사진을 주고받은 것은 맞지만 이들이 금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상태는 아니었다”며 “조카와 주고받았다는 메시지 역시 금괴 탐사 의사만 보일 뿐 금괴의 존재 여부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대구 북성로는 오래전부터 '금괴 매장설'이 떠돈 곳이다. 북성로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 상인들이 상주했는데, 광복 이후 이들이 급히 자국으로 돌아가며 가져가지 못한 금괴가 묻혀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금괴를 찾겠다며 실제로 여러 건물에서 땅굴을 판 일도 있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