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이수빈<사진> 삼성생명 회장의 정중동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이후 그룹의 ‘명함’ 역할을 조용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삼성 특검 사태가 터져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약 3년 가까이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했었다.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이수빈 회장은 대부분의 대외활동을 맡고 있다.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호암상’이나 삼성사회봉사단 출범 20돌을 기념한 ‘삼성사회공헌상’ 시상식도 이 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주재했다. 매년 연말이면 봇물을 이루는 ‘사랑의 온도탑’ 성금 기부 등 각종 기부행사도 이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총수 일가를 제외하면 삼성맨 가운데 유일하게 ‘회장’ 직함을 가졌다. 지난 1993년 삼성증권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후 벌써 21년째다. 2000년대 초 삼성그룹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 이후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그 이후에도 줄곧 ‘최고참 삼성맨’으로 이건희 회장을 보좌해왔다.
1965년 삼성 공채 6기로 입사한 이 회장은 올해 75세다. 입사 13년만인 1978년 39세의 나이로 제일모직 사장이 된 이후 제일제당 사장을 겸했고, 삼성정밀공업(현 삼성테크윈), 삼성증권 사장, 삼성그룹 비서실장, 삼성생명 회장, 그룹 구조조정 위원장 등 사장급 이상만 무려 십여 차례 가까이 거치며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 시대를 거쳐 이재용 부회장까지 돕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묵묵히 제 할일을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혼자 하기 벅찬 부분을 이 회장이 무게감있게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빈 회장 주재로 5일 열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하고, 이듬해 제정된 상이다. 맡은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임직원의 귀감이 된 인물에게 수여된다. 수상자들은 1직급 특별 승격과 함께 1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재직 중 2회 이상 수상할 경우 ‘삼성 명예의 전당’에 추대되는 후보 자격을 갖는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건희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몇 안되는 행사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