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징계 보류’ 오세정 총장

경징계해야 하지만 관련 규정 없어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논의

오세정 서울대 총장. [연합]
오세정 서울대 총장.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총장 징계’ 규정이 없는 서울대가 오세정 총장 징계 절차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위해제)을 포함한 교원 2명의 징계를 보류해 오 총장에 대해 경징계 처분요구를 확정했다. 이에 서울대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구성해 총장에 대한 징계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대 이사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참석이사 전원의 동의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징계 논의를 하기로 의결했다. 소위원회 위원 5명은 앞으로 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별도의 징계 절차가 있음에도 서울대가 이러한 결정을 한 데는 총장 징계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게 없어서다. 서울대 교원 징계 규정 제4조에 따르면 교원 징계는 총장이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징계처분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총장이 징계 대상이 될 경우 ‘셀프 징계 요청’이 된다.

관련 규정이 없어 서울대는 사립학교법 등을 따라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설립·운영에 대한 법률 제15조 제3항에 따르면 서울대 교직원의 징계 등에 관해 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사립학교법을 따르게 돼 있다.

서울대 정문. [연합]
서울대 정문. [연합]

하지만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구성돼 징계 절차를 논의한다 해도 장벽은 남았다. 이사회가 총장의 징계의결을 요구해 징계위가 열린다고 해도 임기가 3개월가량 남은 오 총장이 임기 내 징계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 오 총장은 2023년 1월 31일 퇴임하고, 신임 총장은 다음 날인 2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 사항 중 총장 관련 처분에 대해서는 총장 징계를 명시적으로 정한 규정은 없는 관계로 향후 절차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교육부는 지난해 서울대 감사 결과 교수 400여 명에게 경고·주의 처분을 내렸다. 오 총장에게도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과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한 학내 징계 절차를 미뤘다는 이유 등으로 경징계 처분을 했다. 이 중 이 전 실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대로 복직, 현재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다.

2011년 대학 법인화 이후 서울대 총장이 징계 요청을 받은 건 처음이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교육부가 교원에 대한 대량 행정처분 요구와 함께 부당한 총장 징계 요구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라며 즉시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