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제조업체 수십 곳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서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가운데) 씨가 지난 3월 11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김희량 기자
마스크 제조업체 수십 곳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서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가운데) 씨가 지난 3월 11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마스크 수천만 장을 기부해 ‘마스크 기부천사’로 불린 70대 사업가가 마스크 납품 대금 24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수출업체 대표인 박씨는 지난해 4월 전국 각지를 돌며 마스크 제조 업체들에게 ‘해외 유명 그룹과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마스크 재고 처리를 도와주겠다’며 약 24억원 상당의 마스크 4000여만 장을 납품받고 대금을 안 준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얻어낸 마스크를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기부해 ‘마스크 기부천사’로 불렸으나, 사실은 기부행사 등을 열어 선행을 베푸는 유력 사업가 행세를 하면서 사업 투자자를 모집했다.

실제 박씨는 2007년 이후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고 직원들에게 급여도 주지 못했으며,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계약서가 매우 조악하고 내용도 부실하다”며 “당시 마스크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운영하던 회사를 폐업하고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며 “물류창고 보관 비용을 부담하지 못해서 일부 반환한 것을 제외하면 전혀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