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 길거리 흡연대책 온도차

금연구역만 지정 광화문 민원속출

여의도, 과태료 부과 2000건 줄어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S-TOWER 앞의 허가되지 않은 흡연구역에 흡연자가 모여있다. 이영기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S-TOWER 앞의 허가되지 않은 흡연구역에 흡연자가 모여있다. 이영기 기자

서울시 자치단체별로 길거리 흡연 대책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한 쪽에서는 형식적인 금연구역 지정만 이뤄지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금연과 흡연구역의 적극적인 분리로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서울 광화문 인근 직장을 다니는 박모(25) 씨는 “퇴근길에 이 앞을 꼭 지나는데, 늘 담배연기를 피해서 다닌다. 그럴 땐 험한 말이라도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 일대 대표적 흡연공간인 중구 동화면세점 옆 도보에서도 시민 불편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구역은 흡연 지정 구역이 아닌데도 평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 사이 고정적으로 약 15명이 흡연을 했다.

행인들이 담배 연기를 피해 차도로 내려가다보니 주행 중인 차와 부딪힐 뻔한 위험한 상황도 이어졌다. 두 아이와 손을 잡고 차도로 걷던 이수정(30대) 씨는 “두 아이의 어학원이 근처에 있어서 하원할 때 이곳을 지날 수밖에 없다. 저도 아이도 담배 연기를 맡기 싫어 위험해도 차도로 돌아간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중구는 동화면세점과 세종로파출소 옆 공간을 10월 1일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인근 종로구로 흡연자들이 몰리고 있는 점이다. 근접 자치구 사이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의 경계가 모호해 발생한 문제다.

강북삼성병원에 오갈 일이 있어 자주 이곳을 지난다는 구영우(60대) 씨는 “매번 올 때마다 여기를 지나기 싫어 횡단보도를 건넌 후 다시 건너 돌아온다”며 고개를 저었다.

건물 환경미화직원 이모 씨는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많은데, 단속은 자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 흡연질서 단속 인원은 부족하다. 종로구 보건위생과 관계자에 따르면 2인1조로 이뤄진 2개조가 종로구 동·서부 전역을 단속하는 형편이다.

구 관계자는 “해당 구역(S-TOWER 앞)은 건물 쪽은 금연구역이지만 도로 쪽은 금연구역이 아니다”라며 “금연구역 지정에 대해서는 아직 일정상 계획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또 다른 대표 직장가인 영등포구의 상황은 다르다.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명확하게 구분 짓고, 흡연질서를 단속·계도하는 인원을 확충했다. 인원은 총 22명으로 오전조(오전 8시~오후 4시)와 오후조(오전 11시~오후 7시) 4개조씩 쉼없이 돌아간다. 14명 추가 계획도 있다. 구 차원의 대대적인 금연거리 조성 정책의 일환이다.

구는 2019년 전국 최초로 지역 내 모든 초·중·고교 통학로를 금연거리로 지정하고 금연구역을 확대해왔다. 구가 밝힌 구 자체 조례를 통해 지정한 금연구역은 여의도 일대만 45개, 공개 공지·대지 22개다. 종로구 전체에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거리와 기타로 분류된 광장·공원이 16개뿐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영등포구는 동시에 흡연구역도 늘렸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여의도 내 총 10개의 흡연구역을 짓고 관리해오고 있다.

구 차원의 흡연 질서 개선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영등포구 자료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금연거리가 조성된 2020년부터 흡연 과태료 부과 건수도 줄었다. 2019년 9183건이었던 민원 건수는 2020년 2000건 가까이 감소한 7360건, 2021년은 8461건으로 감소폭을 유지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