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 후보자는 과거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그분이 제 판결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오석준 후보자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해고된 버스 기사) 가족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 후보자는 재판할 때 이런 부분을 심리 안했는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오 후보자는 2011년 운송수입금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17년간 일한 버스 기사를 해임한 고속버스 회사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버스기사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진짜 월급만 가지고 사는 사람인데 한순간에 직장을 잃어버리니까 ‘죽고 싶었다’고 했다”며 “이 사건으로 10년 동안 직업을 못 구하고 있다. 막노동하고, 쓰레기 줍고 하면서 다섯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이를 알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오 후보자는 “잘 모르고 있었다”며 “의원님이 알고 계시는 것과 좀 다른 사정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오 후보자가 판결한) 유사한 다른 사건에서는, 가령 검사가 면직됐는데 구제해 준 사건도 있고 국정원 고위공직자가 향응 받고 사실상 (금품을) 갈취한 사건도 구제해줬다”며 “(검사와 국정원 직원) 판결문에서는 왜 그랬는지 경위를 살피고, 이 사람들의 불이익을 설시했다. 버스 기사 횡령에는 (경위나 불이익을) 들여다본 흔적이 없다. 균형이 너무 없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이 말한 ‘검사사건’은 2009년 불법 성매매 등이 이뤄지는 유흥주점에서 4회에 걸쳐 85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사가 면직된 사건을, ‘국정원 고위공직자 사건’은 2011년 피감기관으로부터 성 접대를 받은 국정원 직원이 파면된 사건을 말한다.
오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에게 유독 가혹한 기준을 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한 국민 우려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배우자가 딸에게 빌려준 돈을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누락했다가 뒤늦게 신고한 데 대해서 오 후보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난해 재산사항 증감 변동만 하다 보니 깜빡하고 놓쳤다”고 해명했다.
오 후보자는 2019년 4월 부인이 장녀 부부에게 1억6200만원을 빌려준 내역을 2020년 재산 신고 때 누락한 뒤 2021년에 신고했다.
오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가 대법관 추천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 앞서 서면 답변에서 ‘대학 1년 선후배이지만 유달리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고 사적 모임을 같이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장에서는 “대학 다닐 때도 (윤 대통령과) 식사를 하게 되면 술을 같이 나누곤 했다. 그 이후 만남에서도 보통 저녁에 만나게 되는 경우에는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윤 대통령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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