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린우호 협력관계→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까지
전승절 열병식 참석…이후 사드 배치로 ‘냉·온탕’
“향후 30년 대전략 나와야…민관 합동으로 추동력”
“국민과 합의된 가치·정체성 확립한 후 방향 설정”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탈냉전의 시기였던 1992년 수교를 맺은 한중 관계는 30년이 지나 신(新)냉전 재편 속에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24일로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는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또다시 기로에 서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가치와 국익을 바탕으로 대중 정책의 원칙을 확립하고, 큰 틀에서 양국 관계를 다루면서 향후 30년의 대전략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전성훈 국민대 교수는 “중국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전술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3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설계하는 대전략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며 “사안별로 대응하기보다 전체적인 전략이 우선 나와야 하고, 전략을 수립할 때 민관 합동 부분이 있어야 정책에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국민과 합의된 가치를 먼저 세우고 이에 따른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미중에 대한 중립을 지키며 국익을 보호했던 ‘전략적 모호성’ 외교 기조는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현 국제질서 속에서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게 수시로 선택을 강요받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원칙’에 따른 외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굵직한 현안이 얽혀있고 ‘가치’의 문제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사안별로 대응 방향을 정한다면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이 국민들과 정체성, 국익이 무엇인지 먼저 명확하게 입장을 확립해야 한다”며 “원칙이 확립되면 그를 바탕으로 대미·대중 정책의 정책적 방향성을 설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양자 관계에서 풀어가다 보면 미국이나 중국이 만들어 놓은 틀에 함몰될 가능성이 많다”며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가치나 체제 등에서는 민감한 현안들이기 때문에 다자 외교를 통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정한 원칙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미중 양국에도 중요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이 ‘이러한 원칙과 방향’ 지표로 꾸준히 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중국이 불편하더라도 한국을 인정하고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모호성’을 탈피하고 원칙에 입각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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