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애경그룹이 내년 초 제주항공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고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1일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상장 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투자증권을 선정해 제주항공 상장 작업에 나섰다. 상장은 신주를 20% 발행하고 최대주주 등이 가진 구주의 일부를 매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그룹은 이르면 내년 3월께 유가증권시장에 제주항공을 상장해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내년 상장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투자나 인수ㆍ합병(M&A)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을 애물단지에서 신성장동력 ‘효자’로 키운 것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54) 총괄부회장이다.
채 부회장은 애초 제주도 참여의 부정기 항공사로 설계된 사업모델을 저가의 정기 항공사(LCC) 설립 쪽으로 전격적으로 변경했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2005년 설립 후 2010년까지 8차례의 유상증자를 거쳐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제주항공은 2010년까지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제주항공이 흑자로 돌아선 건 2010년 하반기부터다.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저가 소비 성향(Cheap Chic)이 항공에도 적용된다고 본 채 회장의 판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제주항공의 순이익은 ▷2011년 168억원 ▷2012년 53억원 ▷2013년 194억원 ▷2014년(3분기 누적) 169억원 등으로 4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7개 국적 항공사 중에서 제주항공이 차지하는 국내선과 국제선 시장 점유율은 각각 15%, 6%로 국내 항공업계 빅3로 성장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100억원과 2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은 내년 증시 상장을 계기로 제주항공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저가 항공사의 대표주자가 아닌 국내 대표 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며 “2018년 매출 1조원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제주항공 지분은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인 AK홀딩스(69.61%)와 애경유지공업(16.62%) 등 애경그룹이 86.23%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주특별자치도와 산업은행도 각각 4.54%를 갖고 있다.
애경그룹은 또 애경산업과 애경화학, AK컴텍 등 3개 자회사의 증시 상장도 차례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