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도로공사, 마사회와 같은 공공기관과 과학기술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설립 목적과 임무가 다르다. 그럼에도 공공기관과 출연연을 같은 잣대로 동일시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학기술 강국 도약을 위하여 ‘과학기술 5대 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국내 과학기술계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국내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온 정부 출연연구기관 과학기술자들의 위상과 처우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최근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이하 연총)는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른 연구 목적기관인 출연연에 도입된 부당한 임금피크제 시행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97년 IMF 이후 경제위기에서 출연연 과학기술인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만 65세에서 61세로 정년이 강제 단축됐다. 2015년 정부가 청년 고용창출과 업무 능력 감소를 이유로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아무런 관련 없는 출연연에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들은 정년을 만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조건을 내세웠지만 출연연 과학자들은 오히려 정년이 단축됐음에도 임금은 깎이는 기형적 구조에 내몰렸다.

특히 정부는 출연연과 동일한 연구 목적기관임에도 과기특성화대학, 고등과학원, 기초과학연구원 등 동종의 전문직 종사자들은 ‘인재 유출, 국가과학기술 발전 저해’ 등의 이유를 들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묵묵히 연구에 전념해온 출연연 과학자들을 철저히 차별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출연연 출신 연구자가 제기한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에서 출연연에 시행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 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그 근거 중의 하나로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되는 연령대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이 타 연령대 연구자들과 비교해 결코 줄어들지 않았으며, 축적된 연구 역량을 통해 오히려 더 ‘우수’하다는 점을 들었다고 한다. 이는 기존 업무 역량 감소를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과학기술인에게 적용한 것이 법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과학기술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되었음을 방증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지난 2016~2021년까지 25개 출연연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정년퇴직한 인원은 1159명이다. 오는 2024년까지 3년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퇴직할 인원은 1098명으로 예측된다.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질병·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창의적 융합연구 추진의 핵심은 바로 출연연 과학자들이다. 이들의 책임과 위상을 먼저 바로 세워야 기술패권 시대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임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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